이란 의회의장 "유럽도 안 믿어…미국에 자력 대응"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미국과 협상은 항복"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한 유럽도 믿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볼프강 게르스틀 오스트리아-이란 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만나 "유럽 지도자들과 유럽연합(EU)이 말로만 미국의 행태(핵합의 탈퇴)를 비난하고 우리를 지지한다고 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의 도움 없이 미국에 자력으로 대응하겠다"라며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EU는 더는 우리에게도 무엇을 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측은 미국의 압박 탓에 문제가 생긴다는 구실을 대지만 우리 관점에서는 유럽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생기고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EU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맞서 조처했다고 했지만 어떤 결과물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유럽은 처음에는 프랑스 중앙은행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인스텍스를 설립했으나 전혀 우리에게 이익이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인스텍스는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회사로, 미국의 핵합의 탈퇴 뒤 이 합의를 지킨 이란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겠다면서 EU가 제안해 1월 파리에서 법인이 설립됐으나 석 달째 공전 상태다.
이란 군부의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은 29일 "적(미국)은 우리의 경제를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 내려 한다"라며 "그런 식으로 이뤄지는 협상은 항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