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판사 100명 해임 논란…인권단체 "사법독립 훼손"
HRW, 미주기구에 관여 요청…"판사 해임은 경종 울리는 '모닝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볼리비아 정부가 단행한 판사 대량 해고가 사법권 독립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9일(현지시간) 볼리비아가 2017년 이후 거의 100명에 달하는 판사를 독단적으로 해임해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미주기구(OAS)가 이 문제를 다뤄달라고 요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판사들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정치적 협력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치안판사 위원회가 단행한 해임과 관련해 어떠한 이유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일부 영구적 지위를 보장받은 판사들조차도 해임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이 이 사안에 대한 답변을 들으려고 연락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서를 읽기 전에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HRW는 OAS 민주 헌장이 권력과 정부로부터 사법부의 분리와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볼리비아가 서명한 여러 국제 조약들도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세 미겔 비반코 HRW 미주 국장은 "정부 당국자가 교체할 수 있는 판사들은 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압력에 훨씬 더 취약하다"면서 "HRW는 고위 공직자들의 판사 압력과 관련해 믿을 만한 항의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판사 해임은 OAS 회원국에 경종을 울리는 '모닝콜'이어야 한다"며 "볼리비아 국민이 더는 사법독립을 기대할 수 없을 때 국민에게 부여된 모든 권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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