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 민간개발 건물 매입·이주보상 갈등에 험로 전망
시행사-건물주-세입자 이견 커…갈 곳 없는 성매매 여성 문제도
사업 차질·안전사고 우려…자갈마당 세입자 등 한 달간 집회 예고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김선형 기자 = 대구 집창촌 '자갈마당' 민간개발이 사업승인을 앞두고 있지만 건물 매입, 이주비 보상 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사업 착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3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 민간개발은 2023년까지 1만9천㎡ 터에 아파트 886세대, 오피스텔 256세대 등 1천142세대 규모 주상복합단지 5개 동(지하 6층·지상 48∼49층)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 2∼3월 시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를 잇달아 통과했다.
대구시는 관계기관과 지하 안전성 평가, 교육환경 영향평가 등을 한 뒤 결격사유가 없으면 오는 5월 말께 사업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간개발 시행사 도원개발은 사업승인 전인 다음 달 중순부터 사업 구역 안 시설물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시행사 측은 아직 사업 구역 안 건물 50여곳 가운데 4∼5곳은 매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사와 해당 건물주가 매입 금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까닭이다.
현재 자갈마당 안에서는 건물 매입 금액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같은 사업 구역 안에 있는데도 건물 매입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등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한 건물주는 "지난 1월 시행사 측에 3.3㎡당 1천700만원을 받고 건물을 팔았다"며 "하지만 인근 다른 건물주는 3.3㎡당 3천만원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실을 뒤늦게 들어 화가 많이 났다"며 "너무 일찍 건물을 판 것 같아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또 자갈마당 안 건물에 세를 들어 영업했던 일부 주민은 "이주 보상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건물이 팔렸음에도 퇴거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한 건물 세입자 A씨는 "가게 권리금 등으로 영업 기간 수억 원을 썼다"며 "시행사 등이 이주비로 3천만원을 제시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미 이주 동의서를 낸 다른 세입자들도 최근 마음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시행사 측이 매입한 일부 건물에서는 여전히 성매매 여성들이 거주하며 영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갈마당 한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성매매 여성들은 자갈마당이 철거되면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뚜렷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시행사 측은 사업승인 후에도 나머지 건물 매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도청구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라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퇴거에 불응할 계획인 세입자 등이 많아 시행사 측이 철거를 강행할 경우 반발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상황이 이렇자 자갈마당 세입자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사를 상대로 이주보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 달 동안 열 예정이다.
도원개발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발생하지 않도록 건물주와 세입자 등과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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