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축산업자 "전기 때문에 소 떼죽음"…소송까지 제기

입력 2019-04-29 17:34
佛축산업자 "전기 때문에 소 떼죽음"…소송까지 제기

"풍력발전 등 전기 설비서 흘러나온 전류가 원인" 주장…정부에 보상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프랑스에서 소들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죽는 일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축산업자들이 인근 시설에서 흘러나오는 전기가 원인이라며 법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의 코트다르모르 지방의 한 축산업자는 풍력발전용 터빈과 태양광 발전 패널에서 흘러나온 과도한 전류가 땅속으로 흐르고 이로 인해 소가 죽는다며 익명의 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소의 체중이 갑자기 줄다가 폐사하는 일이 벌어져 왔지만 특별히 확인된 질병이 없었기 때문에 수의사들조차 원인은 지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축산업자들은 조사 결과 발전시설 등에서 흘러나온 전류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프랑스 방송 유럽1에 따르면 축산업자 파트리크 르느쉐는 의문의 죽음은 태양광 발전 패널 군락이 새로이 설치된 후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땅속과 물속에서 전압이 1V(볼트) 이상인 전류가 흐르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동물이 견딜 수 있는 한계의 3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인근 지역의 다른 축산업자는 최근 3년 사이에 소 200마리가 죽어서 사업을 정리 중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는 변압기, 이동식 송전탑, 풍력 발전시설 등을 비롯한 몇가지 원인이 소들의 폐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축산업자는 "전압계를 땅속이나 물속에 꽂아서 측정하니 강하게 반응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려가 커진 축산업자들은 26일 프랑스 르망에 모여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법적인 절차를 시작했다.

전기가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수준에 비춰보면 이들의 요구가 수용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전자기장이 가축에게 미치는 잠재적인 악영향에 관한 연구를 1998년에 처음 지시했으나 확정적인 결론을 얻지 못했다.

타국에서 이뤄진 몇 개의 최근 연구는 젖소들이 지전류(地電流, 땅속을 흐르는 자연 전류)에 민감하며 지전류가 소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재정 지원을 받는 단체인 이클립스(EKLIPSE)는 작년에 97개의 연구를 분석해 전선, 와이파이, 방송 송신기 등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이 곤충, 새, 식물 등에 위협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곤충 구호단체 '버그라이프'는 전자기장의 위해성을 보여주는 증거에도 이들의 영향력을 측정하거나 제한을 가하는데 필요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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