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음식 '핫'하다…싱가포르·대만 맛집 속속 서울로

입력 2019-04-30 06:03
동남아 음식 '핫'하다…싱가포르·대만 맛집 속속 서울로

이마트서 공심채 매출 2배로…베트남식 '분짜 도시락 편의점 등장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이신영 기자 = 최근 유통·식품 시장에서 동남아시아 채소 등 먹거리와 식당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만, 홍콩, 베트남 등지로 여행을 가는 이들이 늘면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현지 음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 대만·싱가포르 유명 식당 잇달아 서울에 문 열어

30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서울 강남역 부근에는 연어 초밥으로 유명한 대만 '삼미식당(三味食堂)'이 개점했다.

삼미식당은 커다란 연어초밥 위에 소스를 얹은 '대왕 연어초밥'이 대표 메뉴인 곳으로 젊은 여행자 사이에서 대만을 여행할 때 들러야 하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이런 인기를 타고 대만 식당이 서울 시내에 그대로 문을 연 것이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대만 여행 추억을 되새기려고 이 식당을 찾았다는 글과 음식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대만의 밀크티 브랜드인 '타이거 슈가(Tiger Sugar)'도 지난달 서울 홍대앞에 1호점을 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역 '타이거 슈가' 매장 앞에는 젊은이들이 20m 정도의 긴 줄을 서 있었다.

맛집과 쇼핑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도 최근 들어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싱가포르의 칠리 크랩 맛집으로 소문난 '점보 시푸드(Jumbo Seafood)'도 조만간서울에 매장을 낸다. 점보 시푸드는 칠리 크랩과 블랙 페퍼 크랩 요리가 간판 메뉴로 싱가포르를 포함해 중국·동남아 등 9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 유명 브런치 카페인 'PS카페'도 오는 7월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열 예정이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의 인기 때문에 우리와 더 가까워진 베트남의 대표 휴양지인 호이안의 맛집 '반미프엉'도 다음 달 서울 연남동에 반미프엉 해외 1호점을 오픈한다.

이 식당은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를 현지 맛 그대로 전할 계획이다.

연남동 매장은 단순히 반미 샌드위치와 음료를 파는 공간을 넘어 호이안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홍콩은 동남아 다른 국가보다 먼저 한국에 진출했다.

여행가이드에 홍콩에서 반드시 찾아가 봐야 하는 딤섬 전문점으로 소개된 '딤딤섬'은 2016년 12월 대구 신세계백화점에 문을 열었고 1년 후인 2017년 12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2호점을 냈다.

한국 매장에서도 홍콩에서 온 셰프들이 딤섬을 만들며 홍콩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 식탁 점령한 공심채…마라 소스도 인기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많이 먹는 이국적인 채소들도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주로 볶음요리로 많이 먹는 공심채나 독특한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고수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식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지만, 태국 요리인 똠얌꿍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허브인 레몬그라스도 인기다.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공심채 매출이 전년 대비 101% 증가했고, 월평균 매출도 판매 첫 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공심채는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채소여서 지난 겨울에는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기도 했다.

고수와 레몬그라스도 지난해 매출이 각각 11%와 18%씩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1∼3월 공심채와 고수, 레몬그라스 등 이색 채소 매출이 26.5%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는 동남아 음식이나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쓰촨 지방의 향신료 '마라'를 활용한 간편식 제품도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CU(씨유)가 지난해 출시한 마라탕면은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5만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마라만두와 볶음면, 마라족발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1일 새콤달콤한 소스에 돼지고기와 쌀국수면을 함께 찍어 먹는 베트남 인기 음식인 '분짜' 도시락을 내놓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보편화로 현지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게 개량된 음식보다는 맛과 향은 낯설지만, 현지의 향이 느껴지는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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