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양수발전소 유치 '뜨거운 감자'…갈등 점화

입력 2019-04-29 15:51
홍천군 양수발전소 유치 '뜨거운 감자'…갈등 점화

(홍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홍천지역 양수발전소 유치 여부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홍천군이 양수발전소 반대 목소리에 해당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투표로 결정키로 했지만,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양수발전소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밤에 전기를 이용, 하부댐에서 상부댐으로 물을 끌어 올린 뒤 전기 사용량이 많은 낮에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높은 곳일수록 더 큰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탓에 산 위에 건설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600㎿급 양수발전 사업을 자율 유치 공모로 추진, 주민 동의를 얻으면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약 11년 9개월로, 현재까지 계획은 총 낙차 277m에 유효저수용량 830만㎥, 수로터널은 2천254m에 이른다.

홍천군은 대규모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소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건설사업비가 약 1조원 규모로 투입돼 최소 7년간 경기 활성화는 물론 사업 이후 지역 일자리 등 고용효과와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전력 수급 계획에 따라 연간 1천여 명 고용효과와 소득 유발효과가 연간 3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홍천군 관계자는 "풍천리에 양수발전소를 인근 관광지와 연계하면 명소로 탈바꿈할 수 있다"며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법률에 따라 반경 5㎞ 내 마을 소득증대 생활개선 등 지원금 규모가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추진에 지역 예타 면제사업 가점도 부과돼 발전소 유치를 통해 홍천의 철도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하지만, 발전소 주변 풍천2리를 중심으로 일부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홍천시민사회 연석회의는 29일 군청 앞에서 주민 60여 명과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 반대를 주장했다.



이들은 "양수발전소는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인한 상부댐, 하부댐 지역과 인근 하천 지역의 극심한 환경파괴가 일어난다"며 "운영 중인 7곳 양수발전소의 최근 5년간 누적적자만도 6천413억원, 연평균 1천283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파괴와 혈세낭비, 토지강제수용과 피해주민을 외면하고 국세지원사업이라는 욕망에 눈이 멀어 경제적 이득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홍천군수는 유치 포기 약속을 이행하고, 주민투표 중단 등 사업을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사업추진 초기에 일부 주민들이 홍천군에 반대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화촌면 이장협의회 등이 알 권리를 주장하며 주민설명회 개최를 요구, 지역사회 문제로 점화됐다.

이 때문에 지난 17일 홍천군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찬반 주장이 대치해 진통을 겪었다.

결국 홍천군은 다음 달 9일 발전소 건설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성포2리, 풍천1리, 풍천2리, 야시대2리 4개 마을 주민 약 600명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이와 관련, 이날 홍천군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주민투표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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