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해군-베트남 해경, 불법조업 어선 단속 놓고 해상 충돌

입력 2019-04-29 15:07
수정 2019-04-30 11:24
인니 해군-베트남 해경, 불법조업 어선 단속 놓고 해상 충돌

베트남 해경, 자국 어선 나포하려던 인니 해군 저지…어선은 침몰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베트남 어선을 나포하려다 베트남 해안경비대와 해상 충돌을 빚었다.

29일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 27일 낮 리아우주(州) 나투나 제도 인근 북(北)나투나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베트남 어선 한 척을 적발했다.

하지만, 베트남 해안경비대는 해당 어선이 베트남 해역에서 조업했다고 주장하며 나포를 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도 마르고노 인도네시아 해군 소장은 29일 성명을 통해 "(불법조업 어선) 나포 장소는 인도네시아 해역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그 구역이 베트남 해역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그는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자 베트남 해안경비대 선박이 인도네시아 해군 경비정을 들이받는 상황마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베트남 해안경비대 선박은 이 과정에서 자국 어선까지 들이받아 침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침몰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14명 중 12명을 구조했다. 나머지 두 명은 베트남 해안경비대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군기지로 연행한 베트남 국적 선원들을 자국법에 따라 처벌할 계획이다.

나투나 해역에선 약 2년 전에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불법조업 단속선과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충돌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엔 나포된 베트남 어선을 몰던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이 베트남 측에 억류되는 상황이 발생해 외교 갈등이 불거졌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취임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불법조업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세운 이래 수백척의 외국 어선을 나포해 침몰시켰는데, 이중 절반 가량이 베트남 선적이었다.

한편, 황금어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이 자국령으로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일부 면적이 겹치면서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는 2017년 7월 이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으며, 나투나 제도의 군사기지를 확장하고 구축함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