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反군부 연립정부 진영, 하원 과반 전략 '먹구름'
"미디어주식 보유금지 위반" 퓨처포워드 10여명 무더기 조사 예고
푸어타이 1명은 이미 당선무효…'반격카드' 없어 위기감 커질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군부정권에 대항하는 이른바 '민주 연립정부 진영'에 악재가 계속되면서 하원 과반 전략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29일 방콕포스트와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퓨처포워드당은 최근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태국헌법수호협회(APTC) 스리수완 잔야 사무총장은 이날 퓨처포워드 당선자 11명에 대해 언론·출판사 주식보유 금지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선관위에 요청하기로 했다.
언론·출판사 지분을 가진 상태에서 의원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한 헌법과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규정 위반으로 결론 나면 당선이 취소된다.
스리스완 사무총장은 앞서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 대표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했다.
타나톤 대표는 후보 등록 이전에 관련 주식을 처분했다는 입장이지만 선관위 입장은 이와 달라 해명이 받아들여 질지는 미지수다.
반군부 연립정부 진영을 이끄는 탁신계 푸어타이당도 타격을 입었다.
선관위는 지난주 치앙마이 제8선거구에서 당선된 푸어타이당 후보에 대해 불법적으로 표를 얻으려 했다면서 매표 혐의로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재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재선거에는 푸어타이당이 후보를 낼 수 없어 지역구 의석이 한석 줄어든다.
태국 정치권은 선관위가 '매표 행위'를 이유로 당선을 취소하는 경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지역구 의석이 97석인 군부 지지 팔랑쁘라차랏당 보다는 137석이나 되는 푸어타이당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연립정부 구성을 놓고 군부 지지파와 경쟁 중인 반군부 진영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현재 반군부 진영에는 푸어타이·퓨처포워드 등 7개 당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하원(500석)의 과반인 255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디어 주식보유 규정 위반이나 매표 행위 등으로 10여명 안팎이 당선무효 처분을 받게 되면 과반 획득은 물거품이 된다.
이러자 반격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 명령을 받은 탁신계 타이락사찻당 소속 인사는 이날 옴부즈맨사무소에 선관위의 차별 행위를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군부 정당 총리 후보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는 물론 웹사이트가 모두 미디어에 해당하는데도 선관위는 이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옴부즈맨사무소도 군부정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주장이 받아들여 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반군부 진영으로서는 특별한 '반격카드' 없이 계속해서 위기로 몰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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