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자로 푼 지역갈등·광주정신…'달빛 결혼식' 화제 몰이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지역갈등과 광주정신을 정치풍자로 풀어낸 연극 '달빛 결혼식' 공연이 관객의 공감 속에 마무리됐다.
29일 광주시립극단에 따르면 제13회 정기공연 달빛 결혼식은 지난 26∼28일 4회 공연에 1천200여명 관객을 동원했다.
개막을 앞두고 공연계 박스 오피스라 할 수 있는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에서 2위, 포털사이트 연극 검색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서울 중심 연극계를 비집고 들어간 지방 공연의 저력을 보였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개막 첫날 공연을 관람한 것을 비롯해 박지원·천정배·최경환 의원, 이진식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등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연극은 나상만 예술감독의 1987년 작 '우덜은 하난기라'(우리들은 하나다)를 새롭게 각색했다.
달빛은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합성어, 결혼식은 두 지역의 화합을 상징한다.
모두 11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작품은 영·호남 지역감정과 지역 차별의 여러 에피소드를 경상도 처녀와 전라도 총각, 전라도 고참과 경상도 졸병, 프로야구, 지역당, 5·18 등으로 풀어냈다.
인형극으로 진행된 사자 청문회에서는 김유신, 왕건, 박정희를 등장시켜 역사적 교훈도 전달했다.
원로 연극인 이승호(70)씨를 비롯해 한중곤, 노희설, 송정우, 최유정 등 총 22명 배우가 무대에 섰다.
대구시립극단 최주환 예술감독이 배우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사투리 지도를 맡는 등 연극계 '달빛 교류'도 활발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홍기 대구연극협회장은 "작품의 주제와 형식이 파격적"이라며 "대구에 꼭 알려서 영·호남 화합의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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