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도 커지는 테러 우려…SNS에 '개봉박두' 경고문구(종합)
총선 겨냥 반군 공격에 '부활절 참사' 여파까지 겹쳐
유명 교회 치안 강화…국가수사국, IS 연계 용의자 체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부활절 참사'를 겪은 스리랑카의 이웃 나라 인도에서도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총선을 겨냥한 반군 공격이 빈번한 가운데 부활절 참사 여파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28일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중부 차티스가르 주의 비자푸르 지역에서 경찰 두 명이 극좌 마오이스트(마오쩌둥주의) 반군의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은 "마오이스트는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에 총격을 가했다"며 "이 공격으로 주민도 한 명 다쳤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차티스가르에서는 마오이스트가 유세를 위해 이동하던 집권 인도국민당(BJP) 일행을 공격, 주 의원과 치안 병력 등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인도 마오이스트는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목표로 1960년대 후반 활동을 개시했다.
현재 차티스가르와 동부 오디샤 주, 북부 비하르 주 등에서 6천500∼9천500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반군은 경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선거 시기만 되면 사회 혼란을 유발하고 세력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테러를 자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파키스탄과 인접한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에서도 선거철을 맞아 분리주의 반군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 상황이다.
인도는 지난 11일부터 한 달여에 걸친 총선 일정이 시작됐다.
아울러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로 인한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스리랑카 정부가 부활절 테러의 배후 조직으로 지목한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의 리더 자흐란 하심 등 지도부가 과거 인도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인도에도 NTJ 관련 근거지와 유관 조직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인도 당국은 NTJ 잔당이 자국 내에 존재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기독교 신자가 많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 이슬람 사원(모스크), 공항, 주요 시설물 등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실제로 서부 고아 주는 지나 21일 스리랑카 테러 직후 주 내의 200여개 교회와 성당에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16세기 이후 수백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고아에는 400년 넘은 유서 깊은 교회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와 방글라데시 등 벵골어를 쓰는 지역을 대상으로 조만간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5일 친이슬람국가(IS) 성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 무르살라트'라는 이름의 이슬람 조직 로고와 함께 '개봉박두'(coming soon)라는 뜻의 벵골어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공개되면서다.
IS 연관 조직은 방글라데시에 침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근 웨스트벵골 지역 등에서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IS는 부활절 테러 발생 이틀 후 배후를 자처했다.
아울러 인도 대테러기구인 국가수사국(NIA)은 인도 남부 케랄라 주의 지역민 3명을 붙잡아 IS와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인도 NDTV는 보도했다.
이들 3명은 이번 스리랑카 테러 배후 세력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 제보로 인해 남부 7개 주에 테러 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인도 당국은 지난 26일 오후 열차 테러 모의와 관련한 제보를 입수하고 타밀나두 등 남부 7개 주와 퐁디셰리 등 연방직할지에 테러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이 제보는 군인 출신 트럭운전사가 거짓으로 제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와 인접한 인도 남부 지역에는 테러 관련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첸나이 한국총영사관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교민에게 쇼핑몰, 호텔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종교 시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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