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승리 기적' 류스원, 5전6기 끝 '탁구여왕'에 오르다

입력 2019-04-28 11:25
'11-0 승리 기적' 류스원, 5전6기 끝 '탁구여왕'에 오르다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결승서 천멍 꺾고 우승…혼복 포함 2관왕

세계 최강자 딩닝에도 4강서 11-0 승리 포함해 4-2 대역전승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중국 여자탁구의 류스원(28)이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 여섯번 도전 만에 마침내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류스원은 27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의 동료 천멍에 4-2(9-11 11-7 11-7 7-11 11-0 11-9)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두 차례 은메달과 세 차례 동메달을 차지했던 류스원이 마침내 '탁구 여왕'에 오른 순간이었다.

세계랭킹 5위인 류스원은 2009년 여자월드컵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네 차례 이 대회를 제패해 중국의 탁구여왕 계보를 이은 왕난, 장이닝과 통산 4회 우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요코하마 세계선수권에선 4강에서 멈추면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11년 로테르담 대회 동메달과 2013년 파리 대회 준우승, 2015년 쑤저우 대회 준우승,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동메달이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류스원이 남긴 성적표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공격형인 류스원은 지난해 오픈대회 2관왕(호주·카타르오픈)에 오른 여세를 몰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마침내 우승 한을 풀었다.

류스원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최고의 장면은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디펜딩챔피언 딩닝과의 준결승 대결이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랭킹 1위인 딩닝과 만난 류스원은 1, 2세트를 각각 6-11과 9-11로 내줘 게임 스코어 0-2로 몰렸다.

하지만 류스원이 3세트부터 믿기 어려운 대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3세트와 4세트를 모두 11-5로 이긴 류스원은 5세트에는 딩닝에 11-0 승리를 거뒀다.

직전까지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세계 최강자 딩닝을 상대로 11점제 승부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기적 같은 승리였다.

류스원은 여세를 몰아 6세트를 11-2로 마무리하며 게임 스코어 4-2의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기세가 오른 류스원은 결승에서 세계 3위 천멍을 맞아 첫 세트를 잃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게임 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를 또 한 번 '11-0' 승리로 장식하며 세계선수권 첫 우승 감격을 맛봤다.

류스원은 앞서 열린 혼합복식에서도 쉬신과 호흡을 맞춰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이시카와 카스미 조를 4-1로 돌려세우고 우승해 대회 2관왕이 됐다.



그는 우승 후 "19세 때 여자월드컵 정상에 오른 후 세계선수권 우승을 항상 꿈꿨지만 두 번의 결승에서 패배했다"면서 "내 능력을 의심하고 포기도 생각했기에 오늘의 우승 기회를 준 팀과 지원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나는 이 (세계선수권) 우승컵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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