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제구' 류현진, 삼진/볼넷 16.5로 MLB 전체 1위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좋은 삼진/볼넷 비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2019시즌 삼진/볼넷 비율 16.5개의 압도적인 기록을 찍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류현진은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걸러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제구에 대한 자신감은 충만하다.
기록이 류현진의 자신감을 더 키운다.
류현진은 27일까지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129명 중 삼진/볼넷 비율 1위에 올라있다.
2위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의 삼진/볼넷 비율은 류현진보다 한참 낮은 10.8이다. 류현진은 이 부문 공동 3위 펠리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와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상 7.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삼진/볼넷 비율을 과시하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7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2개만을 내줬고 삼진은 33개를 잡았다. 매 경기 볼넷을 억제했고, 삼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 통증으로 조기 강판(1⅔이닝 2피안타 2실점)했던 류현진은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복귀해 삼진 9개(5⅔이닝 6피안타 2실점)를 잡았다.
2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는 삼진을 10개(7이닝 8피안타 2실점)로 늘렸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삼진 10개를 잡은 건, 2014년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5년 만이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뛸 때부터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 홈런을 맞는 게 낫다. 야구를 시작할 때 그렇게 배웠다"고 했다.
올해 류현진은 5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맞았다. 피홈런 탓에 피장타율은 0.467로 20이닝 이상을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64명 중 51위로 처졌다.
그러나 볼넷 허용을 철저하게 막은 덕에 피출루율은 0.262로 내셔널리그 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8위다.
류현진이 올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류현진은 홈런으로 실점을 하긴 하지만, 출루를 억제한 투구 덕에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류현진은 올해 단 한 번도 3실점 이상을 한 적이 없다.
삼진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속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올해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0.4마일(약 145㎞)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시속 93.2마일(약 150㎞)에 미치지 못한다.
대신 류현진은 정교함과 다양성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커브를 완벽하게 제구하며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류현진은 올해 9이닝당 삼진 10.87개로 내셔널리그 10위에 올라있다.
평균자책점 1.97의 놀라운 성적을 거둔 지난해 9이닝당 삼진 수 9.73개보다 많다.
지난해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5.93으로 80이닝 이상을 던진 메이저리그 투수 173명 중 6위였다.
안정감을 드러내는 이 수치 덕에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류현진의 2019년 연봉은 1천790만 달러(약 207억8천만원)다.
류현진은 올 시즌 종료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간다. 부상 등 변수는 많지만, 류현진의 장점인 제구력은 시즌 초부터 확실하게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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