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를 '트럼프 안내견' 묘사…NYT, 카툰 논란에 사과
SNS서 거센비판 직면…트럼프 주니어도 "역겹다, 극악한 反유대주의"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안내견으로 묘사한 카툰을 25일(현지시간)자 지면에 실었다가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휘말렸다.
NYT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결국 사과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얼굴을 하고 이스라엘과 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 목걸이를 한 개(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물이 개 줄로 잡고 앞세운 모습의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묘사된 인물은 선글라스와 유대인 남성이 예배 등에서 착용하는 작은 모자인 '야물커'를 쓰고 있다.
27일 미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 등에 따르면 NYT의 이 같은 카툰에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한 여성 트윗 이용자는 "역겹다. NYT 지면에 실려 더 그렇다"면서 "많은 출판물이 (그동안)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이슬람 공포증 등을 퍼뜨렸지만 NYT는 아니었다. 이번 일은 걱정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른 여성 트윗 이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이 그동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카툰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다른 남성 트윗 이용자는 "이번 카툰은 '이슬람국가(ISIS) 어젠다'에 기여한다"면서 "IS의 (우두머리) 알바그다디가 벽에 어떤 종류의 사진을 걸어놓을지 생각할 때, 유대인을 개로 묘사한 NYT 카툰만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트위터에 "역겹고, 극악한 반유대주의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이것이 좌파 신문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에 실렸다고 상상해봐라"고 비판했다.
NYT에 아닌 다른 우파 신문에 실렸다면 비판이 더 거셌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NYT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총리를 트럼프 대통령을 이끄는 안내견으로 묘사한 반유대주의적 내용의 정치 카툰이 국제판에 포함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 이미지는 공격적이었고, 발행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오류(에러)가 있었다"고 밝혔다. NYT는 다만 "카툰은 NYT 뉴스 서비스 및 신디케이트에 의해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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