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가자지구 구호선 이스라엘 유혈진압, 국제재판 심리시작"
터키 관영 매체 "다음달 1일 ICC서 심리 열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10명이 숨진 '가자지구 구호선 유혈진압 사건'이 9년만에 국제법정에서 다뤄진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다음달 1일 가자지구 구호선 '마비 마르마라호'(號) 진압 사건을 놓고 심리를 연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구호선 법률대리인단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호선 측 변호인 귈덴 쇤메즈는 사건 당사자들이 다음달 1일 ICC 심리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쇤메즈 변호사에 따르면 37개국 출신의 구호선 측 피해자들이 정의를 구현하고자 원고로 참여했다.
쇤메즈 변호사는 "정의가 실현되도록 ICC 검사와 법정이 정식 수사를 시작하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2010년 터키 구호단체가 조직한 구호선 마비 마르마라호는 해상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뚫고 구호물자를 전달하려고 항해하던 중 이스라엘 특수부대에 의해 나포·진압됐다.
이스라엘군의 진압작전 과정에서 터키인 8명과 터키계 미국인 1명 등 구호활동가 9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약 30명이 다쳤다.
부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활동가 1명은 약 4년 후 숨졌다.
2013년 마비 마르마라호의 선적국인 코모로스가 ICC 검사에게 수사를 요청하면서, ICC에서 형사 절차를 전개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자국민 다수가 숨진 터키 정부는, '가해자' 이스라엘이 유족에 총 2천만달러(2016년 기준 약 230억원)를 보상하는 조건으로, 이스라엘군 인사에 대한 소송을 중단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2016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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