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주말에도 패스트트랙 '원천저지'…24시간 비상대기

입력 2019-04-27 15:02
수정 2019-04-27 15:56
한국당, 주말에도 패스트트랙 '원천저지'…24시간 비상대기

100여명 의원 돌아가며 정개특위 회의장 445호 '봉쇄'

광화문 장외집회 여론전도…"문재인정권, 입법부 장악 시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27일에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저지를 위한 철통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총 102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24시간 비상대기조를 국회에 투입한 데 이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통한 여론전도 병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밤 의원들에게 '비상대기 안내문'을 돌려 빈틈없는 경계를 주문했다.

비상대기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시간대별로 총 4개 조로 나뉘어 국회 본관 445호실을 번갈아 가며 지키고 있다.

이곳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다루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으로, 한국당은 주말 내내 이 회의실을 패스트트랙 저지의 '본진'으로 삼을 방침이다.

실제로 아침부터 회의실 앞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뒷문은 복사기와 수납장 등으로 막혀 있었다. 여기에 보좌진 20여명이 회의장 입구를 봉쇄하는 등 2중, 3중의 차단막을 쳐놓은 상태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주말에 패스트트랙 지정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믿을 수 있겠느냐"며 "그런 야만적인 짓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혹시 모르니 정개특위 회의장을 중심으로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9명으로 구성된 숙박조는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이곳을 사수할 예정이다.

또한 패스트트랙의 운명이 걸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개특위 소속 의원들은 '항시 대기조'에 편성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주말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비하고 있다.

비상대기 중인 김선동 의원은 통화에서 "여당이 변칙과 반칙을 연거푸 하고 있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당이 이렇게 일치단결하다 보니 의원들의 의지나 각오도 상당히 단단해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시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장외투쟁이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 당원,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동안 장인상으로 '패스트트랙 저지 대열'에 잠시 이탈해 있던 황 대표는 이날 발인식을 마치고 한국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 대신 짙은 녹색 점퍼 차림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권은 사법부, 행정부에 이어 이제 국회의장에 범여권 정당까지 가세해 입법부 장악의 마지막 단추를 채우고 있다"며 "한국당은 정의가 승리하는 순간까지 싸우고 결국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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