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만든 인도판-유라시아 대륙 충돌때 해양환경도 급변

입력 2019-04-27 10:15
히말라야 만든 인도판-유라시아 대륙 충돌때 해양환경도 급변

"공룡멸종 후 1천만년 간 바닷물 산소량 낮다가 온난화에도 급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는 대륙판이 약 2억5천만~3억년 주기로 헤쳐모이기를 반복하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를 때가 많았다. 약 5천500만년 전에도 인도판이 아프리카 남부와 남극대륙 부근에서 떨어져 나와 유라시아대륙과 결합하는 대규모 충돌이 있었다.

이때 히말라야산맥이 형성되는 등 말 그대로 지각변동이 이뤄졌는데 해양에서도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늘어나는 큰 변화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프린스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물리학자 대니얼 시그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공충(有孔蟲)의 질소 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해 얻은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산소가 부족한 바다에서 생명체가 부패할 때 몸에 축적된 질소를 이용한다는 점을 활용했다. 질소 동위원소 중에서도 '질소-14(14N)'가 동원되는데, 화석의 질소-15(15N)와 14N 비율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바닷물의 용존 산소량 추이를 확인했다.

질소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지구 대기의 78%가 질소로 돼 있지만 이를 생물학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인 질소화합물로 바꾸는 이른바 '질소고정(nitrogen fixation)'을 할 수 있는 미생물은 많지 않다. 바다에서는 남세균(cyanobacteria)이 이런 역할을 하는데, 수면에서 질소고정을 해 먹잇감이 됨으로써 바다 생명체에 질소를 공급한다.

유공충의 경우 살아있는 동안 축적한 질소를 죽으면서 껍데기에 보관하는데, 연구팀은 대서양 두 곳과 북태평양 등 3곳에서 해저 시추공을 통해 수집한 7천만년~3천만년 전 유공충 화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6천6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이후 1천만년 간 14N 대비 15N 비율이 높게 나타나 예상대로 용존 산소량이 낮았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수온이 높을수록 산소가 줄어드는 점을 근거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용존 산소량은 해양생물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로 수온이 올라 산소량이 줄면 바다 생명체도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던 5천500만년 전 무렵에 용존 산소량이 급증하는 결과가 나타나자 분석을 달리하게 됐다

논문 제1 저자인 프린스턴대학 대학원생 엠마 카스트는 "우리의 첫 기대와는 달리 대양의 산소와 질소 순환에 변화를 가져온 주요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아니었다"면서 인도판과 유라시아대륙의 충돌이 주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충돌로 지중해에서 히말라야를 거쳐 한반도까지 연결된 얕은 바다였던 '테티스해(Tethys Sea)'라는 고대 바다는 사라지고 지금의 지중해만 남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 수석저자인 시그먼 교수는 "대륙판의 변화는 수백만년에 걸쳐 해양환경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그러나 "수천 년 단위에서는 기후변화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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