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에 매료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亞최고 여배우"

입력 2019-04-27 09:16
전도연에 매료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亞최고 여배우"

영화제 집행위원장 "전도연, 우리 삶에 아시아 영화 선물" 극찬

개막작 '생일'에 현지 관객 눈시울 붉혀…'한국영화 특별전'도 마련

(우디네[이탈리아]=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당신이 우리 삶 속에 아시아 영화를 선물했습니다."

영화 '밀양'으로 2007년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 전도연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우디네를 사로잡았다.



전도연은 이날 밤 이탈리아 북동부의 도시 우디네의 누오보 극장에서 막이 오른 제21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개막식에서 영화제가 주는 평생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우디네 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영화계에서도 그 권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 마음의 풍금'부터 '해피엔드', '밀양', '하녀'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에 걸친 그의 대표작들을 편집한 영상이 상영된 직후 단아한 차림의 전도연이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을 가득 채운 1천여 명의 관객들은 열렬한 박수로 환영했다.



사브리나 바라체티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전도연을 "아시아 최고의 여배우"라고 부르면서, "특히 그에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으로 우리는 전도연과 사랑에 빠졌다"고 소개했다.

바라체티 위원장은 이어 "전도연 덕분에 멀리 떨어진 아시아 영화가 우리 삶 속에 들어왔다"며 "그에게 이 상을 주게 돼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그동안 전도연의 전작 가운데 '내 마음 속의 풍금',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밀양'을 소개한 바 있다.

전도연은 상을 탄 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지금 이 상을 받는 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많은 좋은 작품들로 이 상의 의미와 가치를 채워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도연에 대한 시상식 직후에는 영화제의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생일'이 상영됐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 이탈리아 관객들도 눈물을 쏟았다.



한편,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13개국에서 총 77편의 영화가 출품된 올해 우디네 극동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손잡고 '한국영화 특별전'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어느 해보다 푸짐한 한국영화의 성찬이 차려진다.

개막작 '생일'을 비롯해 '증인', '독전', '도어락', '극한직업' 등 총 12편의 한국 장편영화가 스크린을 수놓고, 한국영화 회고전의 일환으로 조긍하 감독의 '육체의 고백' 등 1961∼1992년 제작된 한국영화 8편도 상영된다. 아울러, 황규일 감독의 '샘' 등 독립영화 3편도 관객과 만난다.

이날 개막식에는 전도연 외에 정우성, 공효진 등 스타 배우와 '생일'의 이종언 감독을 비롯한 한국영화 감독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 기간에 현지 관객과의 대화, 인터뷰 등을 소화하며 한국영화를 알릴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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