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끝낸 트럼프 "쿠데타" 언급하며 또 반격

입력 2019-04-26 17:24
뮬러 특검 끝낸 트럼프 "쿠데타" 언급하며 또 반격

전 FBI 직원간 문자메시지 공개되자 "백악관 침투 시도"

힐러리 캠프-우크라이나 공모 의혹 수사 필요성 주장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직후 연방수사국(FBI) 직원 간 오간 문자 메시지를 문제 삼아 "쿠데타", "워터게이트보다 큰 사건"이라고 격앙된 어조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우군'인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 한 인터뷰에서 FBI요원 피터 스트르조크와 그의 연인이자 FBI 변호사였던 리사 페이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대선 직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뮬러 특검팀에 포함됐지만 대선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중도에 특검팀에서 하차했다.

최근 추가로 드러난 문자 메시지에는 두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행정부에 침투하려는 시도"로 규정하고 스파이이자 쿠데타라며 맹공에 나선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 종료 이후 민주당을 포함한 반(反) 트럼프 세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뮬러 특검 출범 과정을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워터게이트보다 훨씬 더 크고 아마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행정부 내에 있지도 않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몹시 흥분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선거 한참 후에도 백악관에 잠입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수치"라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옳은 일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수사 필요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캠프 최고 책임자이던 폴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 거액 수수 의혹' 등으로 사임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와 공모해 개입한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반부패 고위 간부가 2016년 매너포트 관련 정보를 흘린 것을 시인하는 음성 녹음이 공개됐는데, 우크라이나 검찰이 이후 수사를 착수했다.

이와 관련, 이달 초 우크라이나 사법 당국자는 (미국) 민주당원에 의해 행해진 공모와 불법행위의 증거를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 정보를 미국 법무부와 공유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가 트위터에 쓴 글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켜보라"고 했다.

또 클린턴 캠프와 우크라이나 간 공모 가능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수사 결과를 언급하며 "바 법무장관이 이것을 보고 싶어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큰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새 대통령 당선인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 문제도 논의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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