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이민자 수용시설서 쿠바인 등 1천300명 집단 탈출

입력 2019-04-26 16:07
멕시코 이민자 수용시설서 쿠바인 등 1천300명 집단 탈출

"700명은 돌아오고 600명 소재 불명"

트럼프 압박 속에 이민자 체포 늘면서 수용소 포화상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멕시코 남부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쿠바인을 비롯한 이민자 1천300명이 집단 탈출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5일 저녁(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의 국경도시 타파출라의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수용자 1천300명이 한꺼번에 달아났다.

이들 중 700명은 곧 돌아왔으나 600명은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멕시코 이민청(INM)은 밝혔다. 달아난 이민자들은 대부분 쿠바 국적이며 아이티와 중미 이민자들도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청에 따르면 시설 직원들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고, 탈출 과정에서 무력 충돌은 없었다.

집단 탈주가 발생한 후 연방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통제했다.



멕시코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려는 중미 이민자들의 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막아 세우라고 연일 멕시코를 압박함에 따라 멕시코 정부도 최근 이민자들에 한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한 달간 모두 1만5천 명의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민자 단속이 활발해지면서 이민자 수용시설도 포화상태가 됐다.

이날 탈주 사태가 발생한 시설은 정원이 1천 명에 못 미치는 곳이었다.

수용자 전부가 탈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는 정원의 최소 두 배가 넘는 이민자가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이날 수용소 밖에는 수용소에 가족이나 친척을 둔 쿠바인들이 모여들어 콩나물시루 같은 수용소의 비위생적인 환경에 대해 성토하기도 했다.

우스모니 벨라스케스 바예호는 AP에 "아내와 아이가 안 좋은 수용소 환경에서 27일을 보냈다"며 "사람이 너무 많고 먹을 건 부족하다. 약도 없다"고 호소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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