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혁명, 드론](하) 규제 완화 시동, 인프라 부족 선결해야

입력 2019-04-29 06:33
수정 2019-04-29 09:26
[일상의 혁명, 드론](하) 규제 완화 시동, 인프라 부족 선결해야

부산시 추정 시장규모 연 10% 성장, 2023년 14조원대 예측

전문가 "산업용·군사용 드론 육성 집중" 제언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드론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는 법률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하면서 드론 산업이 더 탄력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인 '드론 활용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은 드론 관련 규제에 '규제 샌드박스' 개념을 도입하도록 명문화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놀이터의 모래밭처럼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에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에서 드론 활용에 연관되는 비행규제와 사업규제에 특례를 주고 자유롭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중국 등과 비교해 뒤처진 국내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현재 상업용 드론 시장은 중국이 거의 장악하다시피 했고, 드론 산업 분야 전체에서는 미국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범수 부산대학교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선진국보다 규제 완화 출발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샌드박스 도입) 시도 자체는 매우 적절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도심에 배달 드론을 허용할 정도로 규제를 풀었고 일본과 중국도 규제 완화에 상당히 앞서나가 있다"면서 "우리도 규제를 풀어서 산업을 키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벽한 룰이나 규제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장악한 드론 분야는 값싼 노동력으로 대량생산하는 취미용 드론"이라면서 "목적에 맞도록 제작하고 기술이 필요한 산업용, 군사용 드론 분야는 한국이 경쟁력 있고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가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은 연평균 10%씩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도 6조1천억원이었던 시장이 2023년 14조 2천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드론 시장은 2016년 기준 제작 분야 231억원, 활용 분야 473억원대로 추산됐다.

정부도 몇 년 전부터 재정지원에 나서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드론 연구와 테스트, 비행 자격증 취득을 위한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문원 부산드론콘텐츠협동조합 이사는 "대도시인 부산의 경우도 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초경량 비행장치'(드론) 시험을 위한 전문시험장이 없어 경남지역 공설운동장 빌리거나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시험을 치르고 있다"면서 "시험 개발한 드론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인 '공역'도 부산에서는 해양대학교에만 있어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접근이 어렵고 애로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남 이사는 또 "정부 과제로 드론 개발을 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최소한 6개월이나 1년 전에는 받아야 할 예산을, 예산 집행이 늦어지며 사업 만료 2∼3개월을 앞두고 돈을 받고 기술개발을 단시간에 끝내야 하는 사례도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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