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시진핑의 반부패 사정…이번엔 쓰촨성 부성장 낙마설
펑위싱, 군수산업 중심지 쓰촨성서 방위산업·과학기술 담당
시주석 1월 사정 드라이브 예고…"관료주의 역효과" 비판론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들어 강력한 반(反)부패 사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부성장급 고위 공직자가 부패 혐의로 낙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소식통을 인용해 쓰촨(四川)성의 펑위싱(彭宇行·57) 부성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펑 부성장이 지난주 연행됐다"면서 "그는 부패 혐의로 공산당의 당내 조사를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펑 부성장이 지난 23일 인리(尹力) 쓰촨성장 주관으로 열린 쓰촨성 반부패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5일 문화·관광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언론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쓰촨성 당 위원회 선전부서는 펑 부성장의 낙마설에 대한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그는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규(雙規) 처분을 받고 구금 상태에서 쓰촨성 당 위원회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쌍규는 중국 공산당이 중대한 기율 위반을 한 당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때 진행하는 절차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의미다.
펑 부성장은 쓰촨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마리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과학자 출신이다.
그는 1997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과학원 산하 청두(成都)유기화학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그는 2015년 중국 방위산업 연구 및 생산 거점인 몐양(綿陽)시의 당 서기로 발탁됐다.
이곳은 방위산업 연구소 18곳 이상과 대학 10여개가 자리 잡고 있는 중국 방위산업의 중심지다.
펑 부성장은 쓰촨성 부성장에 취임해서도 방위산업과 과학기술 분야를 담당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반(反)부패' 책임을 맡았던 간부가 부패 혐의로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했다.
광둥성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는 리화난(李華楠) 전(前) 선전시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쌍개는 중국 공산당이 당원에게 내리는 최고의 징계처분이다. 당직과 공직 두 가지를 동시에 박탈하는 징계처분이어서 쌍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3년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에 착수한 시 주석은 올해도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한 상태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9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반부패 투쟁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당과 국가의 감독 체계를 보완하고 결연히 실행에 옮겨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자"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정적 제거에는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공직 사회의 관료주의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SCMP는 지난 21일 공직자들이 반부패 학습 회의를 하며 사상 검증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공무원 체질을 바꿔 업무 성과를 높이겠다는 정권의 의도와 정반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