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만 남은 이재명 재판…20차례 공판 달군 쟁점들은?
'친형 강제입원 지시' vs '진단절차 검토 포괄적 지시'
'검사 사칭'·'대장동 개발업적 과장'도 법리공방 치열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검찰이 25일 중형을 구형함에 따라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죄를 적용,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또 공직선거법에도 걸쳐있는 '친형 강제입원'을 비롯해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3개 사건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적용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방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지사가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허위사실공표죄로 벌금 100만원형 이상이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3주 뒤인 다음달 16일을 선고공판기일로 잡았다. 일반 사건의 경우 통상 결심공판 2주 뒤에 선고공판이 열린다.
이 지사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이번 사건 공판은 지난 1월 10일부터 이날까지 106일동안 무려 20차례나 열리고 모두 55명의 증인이 소환될 만큼 쟁점이 많았다.
최대 관심사인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경우 유죄로 인정되면 이 지사는 도지사직 상실 위기에 몰릴뿐더러 도덕성에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에 따라 검찰과 이 지사는 공판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변호사 출신인 이 지사는 대다수 증인에 대해 직접 신문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이 지사가 분당구보건소장과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에게 강제입원을 위한 공문을 작성토록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지사 측은 강제입원이 아닌 진단·치료를 위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포괄적으로 지시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은 유ㆍ무죄의 '스모킹건'으로 판단한 증거자료도 각각 제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검찰은 전직 분당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이 2012년 사건 당시 작성한 일지 형식의 기록문서를 내놓아 이 지사가 위법한 지시를 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이 지사는 친형 고 이재선씨가 사건 발생 이전인 2002년 이미 조증약을 복용했다며 조증약을 언급하는 이씨와 지 인간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나 기록문서에 대해 이 지사는 날짜 조작 가능성을, 녹취록에 대해 검찰은 유도 질문 가능성을 문제 삼는 등 상대방의 증거자료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려있다.
검찰은 이 지사가 강제입원을 위한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의 조울병 평가문건을 수정했고 브라질 출장에서 분당구보건소장에게 3차례 독촉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지만, 이 지사는 '수정 부분'은 기억나지 않고 분당보건소장과는 통화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 검찰은 이 지사가 벌금형을 확정받고도 TV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몰아세웠지만, 이 지사는 전체적인 발언 취지를 고려해야 하고 누명을 썼다고 생각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변론했다.
검찰은 2002년 5월 10일 파크뷰 특혜분양사건과 관련해 방송사 PD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사칭할 검사의 이름을 알려주고 녹음 스피커를 통해 들으며 추가 질문사항을 메모지로 적어주는 등 검사 사칭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방송사 PD에게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을 제공한 '방조'는 인정하겠지만 '공동정범'이라는데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의 경우 이 지사가 선거공보와 유세를 통해 개발이익금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은 실시계획인가 조건과 사업협약서 등 안전장치로 개발이익금을 사실상 확보한 만큼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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