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불 난 세종시 주상복합 입주지연 보상 놓고 '잡음'
시공사 "계약금 부분 이자만 보상"…입주민 "중도금까지 포함해야"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신축공사 도중 발생한 대형 화재로 입주가 연기된 세종시 주상복합건물 시공사가 입주 지체보상금을 최소 규모로 책정, 일부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6일 지역 부동산 업계와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애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 입주가 오는 6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큰불이 나면서 정밀 안전진단 등을 받느라 공사가 상당 기간 중단된 탓이다.
시공사인 부원건설은 '계약서대로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약속한 뒤 공사를 재개했다.
입주가 연기되자 입주 예정자들은 다른 아파트를 전·월세로 빌리거나,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한 채 거주하며 이사·금융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준공 시점이 다가오자 부원건설이 입주 예정자들에게 '계약금에 해당하는 분양가의 10% 부분에 대해서만 보상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한 입주 예정자는 "계약서에는 공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면 납부금액을 기준으로 연간 10%가량 이자율을 적용해 보상하기로 돼 있다"며 "납부금액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냈기 때문에 분양가의 70%를 낸 것"이라며 "하지만 시공사는 이를 무시한 채 계약금에 대한 지체보상금만 지급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입주가 지연된 다른 아파트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더한 규모를 기준으로 지체보상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역에서 지체보상금을 지급한 아파트는 1-4 생활권 웅진스타클래스, 1-1 생활권 파라곤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계약금과 중도금 집단대출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지체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입주 예정자는 "입주자 대표들이 최근 세종시 등을 방문해 납부금액 기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지체보상금에 중도금 집단대출금이 포함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공동주택 인허가권을 가진 시가 부원건설에 강력히 대응해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원건설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통해 중도금을 내는 경우 이자를 회사가 내주기 때문에 지체보상금을 산정할 때 그 액수를 빼겠다는 것"이라며 "대출을 받지 않은 입주 예정자에게는 모두 보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보면 지체보상금 지급과 관련한 벌칙 조항이 없어 어느 한 편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일단 부원건설에 중도금도 지체보상금 산정에 포함하도록 계속 요청하고,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476가구 규모로 지어지던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서는 지난해 6월 26일 큰불이 났다.
당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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