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봉 여수시장, 산단 대기오염 수치 조작사태에 '침묵'

입력 2019-04-25 14:53
수정 2019-04-25 15:47
권오봉 여수시장, 산단 대기오염 수치 조작사태에 '침묵'

파장 커지는데도 도 주관 대책회의 참석이 전부…무책임 논란

여수산단 대책 질문에 "환경부 조사 결과 보고 밝히겠다"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일부 기업과 측정대행업체가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사건의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시민을 대표하는 권오봉 시장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17일 환경부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뚜렷한 대책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5일 여수시에 따르면 권 시장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보인 행보는 지난 22일 김영록 전남지사가 여수산단을 방문해서 마련한 대책회의 참석이 유일하다.

여수산단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피해 전수 조사와 함께 건강 영향성 평가를 요구하는 등 시민의 불안도 커지고 있지만, 여수시와 권 시장의 대응은 눈에 띄지 않는다.

권 시장은 24일 시청 기자간담회에서 여순사건 위령사업 조례에 대한 재의 요구를 철회하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여수시 공보담당자는 "주제인 여순사건 조례 관련 외에는 가급적 질문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간담회 직후 여수산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권 시장은 "환경부가 조사중이니 그때 최종 결과가 나오면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서완석 시의회 의장이 23일 임시회에서 "여수산단 주변 대기 실태조사와 주민 유해성 건강 영향평가를 실시하라"고 촉구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1·2종 사업장은 전남도가 관리하게 돼 있어 사실상 여수시가 행정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여수시는 대기환경법과 전남도 위임조례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3·4·5종 사업장만 관리할 수 있다.

행정권의 영역이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더라도 대다수 시민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불안하다면 시민의 대표로서 뭔가를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연대회의 김미경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여수시와 전남도가 함께 나서 엄중하게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여수시는 산단에 인접한 지자체로 시민이 피해를 보는 만큼 시장의 책임있는 모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55)씨는 "시장은 시민의 대표로, 시민의 건강권을 위해 문제 기업에 대책 마련 촉구 등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가 관리하는 96개 사업장을 전수 조사하고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라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대기오염도 정밀 조사를 의뢰하는 등 행정 조치를 하고 있다"며 "시장도 여수산단을 대기보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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