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시…정상급 40명 한자리에

입력 2019-04-25 10:21
中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시…정상급 40명 한자리에

분과 논단·기업가대회로 분위기 띄우기…26일 시진핑 개막연설

시진핑, 日특사 등 만나 일대일로 러브콜…푸틴과 공조도 주목

미국 일대일로 반대·불참 표명 속 남북한 대표 회동 여부 눈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패권주의적 야심'이 담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이 25일 베이징에서 문을 연 정상포럼을 통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은 미·중 무역 및 군사, 외교 갈등 속에 이뤄지는 것으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25일 베이징에서 각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 소통, 무역 소통 등 12개 분과 논단을 개시했으며, 900여명의 전 세계 최고 경영자들이 참여하는 기업가 대회도 한다.

이를 통해 일대일로 정상포럼 분위기를 달군 뒤 26일 오전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 공식 개막을 선언하고 각국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논단을 이어갈 예정이다.

27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등 37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원탁 정상회의를 주재한 뒤 시 주석이 일대일로 정상포럼 성과를 발표하며 막을 내린다.

2017년 1회 일대일로 정상포럼과 마찬가지로 이번 포럼도 시진핑 주석이 중심이 돼서 모든 회담을 이끌며 'G2 리더'로서의 위상을 안팎에 보여주는 형식을 취한다.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전 세계의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경제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00여개국 및 국제기구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은 집권 후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나자르바예프대학에서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건설하자고 제의하면서 시작돼 중국의 핵심 정책이 됐다.

한 소식통은 "일대일로 구상 자체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면서 핵심 정책으로 내놓은 대외 확장 목표"라면서 "시 주석은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통해 절대 권력을 다지면서 대외적으로도 인정받는 무대로 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초에 유럽 순방을 하면서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맺는 등 기존 동남아 등 개도국 위주에서 유럽으로까지 손을 뻗쳤다.

이에 따라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칠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이탈리아 등 37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도 함께해 중국을 포함하면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40명을 한자리에 모은 셈이다.

시진핑 주석은 24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만나 일대일로의 성과와 정당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일본 총리 특사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도 만나 오는 6월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미국의 맹방인 일본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또한, 시 주석은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치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만나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하는 등 우군 확보에 매진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중러 양국이 공조를 취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매년 수차례 회동하면 북한 비핵화 문제의 단계적 해결을 주창해왔으며 중러 양국은 유엔 무대에서 미국에 맞서 대북 제재 완화도 요구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일대일로에 대해 중국의 패권 전략이자 부채에 기반을 둔 외교술인 '채무 함정 외교'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일대일로 정상포럼 불참을 분명히 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북한에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상포럼 기간 남북 간 짧은 만남 정도는 있을 거로 보인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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