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이사 후보 자질논란 증폭…이번엔 '중서부 비하' 발언
스티븐 무어, 성차별 칼럼도 논란…허먼 케인 이어 추가낙마?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된 스티븐 무어(59)를 둘러싸고 자질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역시 연준 이사 후보였던 허먼 케인(74)이 부적격 논란 속에 낙마하자, 이젠 무어에게 과녁이 옮겨진 셈이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과거 중소 도시를 무시하는 무어의 발언이 확인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4년 8월 한 포럼에서 미국 중서부 지역의 과제를 논의하면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와 클리블랜드를 비하했다는 것이다.
무어는 당시 "시카고부터 얘기해보자. 나에게 편견이 있기는 하지만 시카고는 세계적 도시다. 미국 중서부의 홍콩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며 "만약 중서부에 산다면, 시카고 이외에 살고 싶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시내티나 클리블랜드에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더럽고 불쾌한 곳이라는 의미인 '미국의 겨드랑이'(armpits)라고 덧붙였다.
오하이오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지역으로, 내년 대선에서도 승패를 가를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은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만을 모욕한 것을 넘어 작은 도시에 사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 무시한 것"이라며 무어의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이사 지명자는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무어는 과거 성차별적인 칼럼을 기고한 것으로도 드러나 비판받고 있다.
2002년 보수 성향의 잡지 '내셔널 리뷰'에 실은 칼럼에서 매력적인 외모의 여성이 아니면 남자농구 심판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무어는 칼럼에서 대학 남자농구(NCAA) 경기에서 여성 금지 규칙을 제안하면서 "물론 이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 여성은 보니 번스타인처럼 생겼을 때만 참가가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번스타인은 스포츠캐스터로 활동하며 장기간 농구와 미식축구 등을 취재했으며, 미국 스포츠캐스터 협회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저널리스트로 뽑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금융권에서도 무어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친(親) 트럼프 정치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연준 이사로서 부적격이라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선캠프'의 경제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엔 '트럼프노믹스'를 지지하는 내용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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