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대표팀 '김호철 사태' 여파로 6월 소집도 '불투명'

입력 2019-04-25 05:59
수정 2019-04-25 06:56
남자배구 대표팀 '김호철 사태' 여파로 6월 소집도 '불투명'

5월 6일 소집은 김호철 감독 징계 전 취소…새 감독 선임 후 결정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김호철(64) 감독의 1년 자격정지 여파로 당분간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전망이다.

남자대표팀은 1, 2진으로 나눠 5, 6월에는 2진급 선수로 담금질한 뒤 7월부터 1진급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3월부터 대표팀을 이끌어왔던 김호철 감독이 프로팀 OK저축은행 감독을 맡으려고 시도한 게 발각돼 사실상 사령탑직을 박탈당하면서 대표팀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애초 5월 6일 진천선수촌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모아 훈련하려던 대표팀 일정은 너무 훈련 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김호철 사태' 직전에 취소됐다.

대신 6월 2일부터 시즌 중인 대학 선수들을 빼고 프로팀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소집하려던 계획마저 김 감독이 1년 자격정지를 당하는 바람에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대표팀 감독 공석 상태에서 소집 대상 선수를 확정하기 어렵고,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어서다.

김호철 감독은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품위 훼손' 규정 위반으로 자격이 1년 정지됐으나 불복할 경우 26일까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김 감독이 결정을 받아들이면 자격정지가 확정되고, 재심을 청구하면 체육회는 60일 이내에 심의하게 돼 있다.

배구협회는 일단 김 감독의 재심 청구 여부 상황을 지켜본 뒤 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대표팀 감독 선임권을 가진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최천식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해 경기력향상위원장부터 뽑아야 하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는 것이다.

협회는 김호철 감독의 일탈로 촉발된 사태인 만큼 최천식 위원장이 후임 사령탑까지 선임하는 등 수습해줄 것을 기대하지만 최 위원장은 사퇴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새 경기력향상위원장을 먼저 뽑고 대표팀 사령탑을 공개모집 방식으로 낙점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자대표팀 사령탑 공백 사태가 해소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2진급 중심의 6월 소집은 아예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임도헌 코치가 대표팀 전임 코치로 있지만 2진급 소집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아서다.

남자팀은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 1승 14패로 16개 참가국 중 최하위로 밀리면서 하부리그인 챌린지컵으로 강등됐다.



챌린지컵이 7월 초 열리지만 대표팀은 올림픽에 집중하려고 출전하지 않기로 한 만큼 유망주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차원의 6월 소집은 건너뛸 수도 있다.

다만 7월에는 8월에 열릴 올림픽 대륙간 예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1진급 선수들이 소집된다.

이때는 프로 7개 구단의 간판급 선수들이 대거 차출되는 만큼 그전까지 새 사령탑 선임을 마쳐야 올림픽 예선 준비에 나설 수 있다.

한국은 세계랭킹 2위 미국을 비롯해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한 조에 묶여 있어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는 조 1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표팀은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서 선수들의 조직력을 끌어올린 뒤 프로배구 2019-20시즌이 진행 중인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 때 올림픽 티켓 확보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김호철 감독이 자격정지를 당했고, 재심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재심 청구 시한이 지난 후 다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