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하노이 충격' 극복한 듯 밝게 웃으며 블라디보스토크로

입력 2019-04-24 17:56
수정 2019-04-24 23:25
김정은, '하노이 충격' 극복한 듯 밝게 웃으며 블라디보스토크로

중절모 쓰고 코트 상의에 오른손…할아버지 닮은 모습

(서울·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동현 정성조 기자 =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에서 벗어난 듯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검정색 롱코트에 중절모를 착용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빼닮은 모습으로 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이날 오후 5시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했다.

러시아 방송 등이 중계한 현장 영상을 보면 14량 열차가 속도를 줄이며 들어서자 같이 타고 있던 북한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이 먼저 내렸다.

이들은 하얀 장갑을 끼고 김 위원장이 내릴 열차 문을 수건으로 닦았고, 4번 열차 뒷문과 5번 열차 앞문에 발판을 깔았다. 열차 문 앞에서 역사 안까지 레드 카펫이 깔렸다.



김 위원장이 내리기 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5번 열차 앞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열차가 멈추고 약 2∼3분이 지나 4번 열차 뒷문으로 내렸다.

검정 롱코트를 입은 김 위원장은 열차에서 내리면서 검정 중절모를 썼다. 기다리던 러시아 관계자들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안내를 받아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잠시 뒤 역사 밖으로 나와, 오른손을 코트 상의에 넣은 채 역 앞에 도열한 러시아 군악대 앞까지 걸어갔다. 북한 경호원과 취재진이 동선을 밀착 커버했다.

러시아 군악대는 북한 애국가를 연주했고, 김 위원장은 연주하는 동안 모자를 벗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렸다.

이후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의장대를 지나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등 역 앞에서 기다리던 러시아 관계자들과 웃으며 인사했다.

북한 관계자 10여명도 역 앞에 나와 있었고, 그중에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과 장용식 지휘자도 있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전용차인 마이바흐에 올라타 현장을 떠났다.

김 위원장이 해외 방문 때마다 대동한 방탄경호단 12명은 이번에도 전용차가 속도를 낼 때까지 차를 둘러싸고 같이 뛰면서 최고지도자의 경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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