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총장 직선제 요구에 '전 구성원 합의안' 맞서

입력 2019-04-24 16:27
인제대 총장 직선제 요구에 '전 구성원 합의안' 맞서

교수평의회 "직선제 취지 살려야", 재단 "10여개 단체 합의해야"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선임과정 진통과 논문 표절에 따른 중도 사퇴로 연이은 총장 공백상황을 맞은 인제대학교에서 차기 총장 선출을 둘러싼 교수사회와 재단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의대 교수를 제외한 김해 캠퍼스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이 대학 교수평의회가 차기 총장 직선제를 공식 제안하자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모든 대학 구성원'이 합의해 총장 선출방안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학교법인은 24일 '인제대 총장 선출 관련 입장'에서 "명망있는 총장 선출을 위해 각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학교법인 측은 지난 23일 열린 인제학원 이사회에서 이순형 이사장은 "총장 선출방식이나 절차도 물론 잘 정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훌륭한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다"며 "차기 (임시) 이사회에서 우리 법인에 가장 알맞은 선출방식을 정하고 좋은 인물을 발굴하는데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학교법인은 향후 총장 선출과 관련한 모든 제안은 총장실을 통해 서면으로 전달받기로 하고 최용선 총장직무대행에게 '대학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에 보고하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도 공식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해 가급적 통일된 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함에 따라 앞으로는 총장직대를 중심으로 차기 총장 선출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은 "이사회에서도 필요하다면 의견 수렴 절차에 참여해 대학 구성원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학내 구성원들과 대화를 통해 총장 선출 절차 등을 직접 논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학교법인은 "최근 보도된 교수평의회의 총장 선출방식은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은 통일된 방안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선언적 의미이지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없다"며 지난 18일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학평의원회가 대학의 유일한 공식 단체이며 인제대학교의 경우 교수평의회, 비상대책교수협의회, 직원협의회, 직원노동조합, 총학생회 등 단체를 비롯해 병원별 교수협의회 등 10여 개가 넘는 단체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수평의회 측은 "교수평의회가 낸 직선제 안은 일부 구성원의 의견이라기보다 대학 구성원들의 자치 정신을 구현한 안으로, 총장은 직선제 취지를 살려 선출돼야 한다"며 "앞으로 총학생회, 직원조직과 함께 교육·복지 현안 관련 정책을 총장 후보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수평의회는 이와 함께 재단 측이 대학 구성원들에게 합의된 안을 도출해 달라고 요구한 점에 대해선 환영하고, 재단도 논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한 점은 진전된 자세로 평가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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