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배구 거포 서재덕 "광인이 우승·MVP 부러웠다"
6월 초부터 사회복무요원 근무…"장병철 감독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솔직하게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전)광인이가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축하를 해주고 싶었어요."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에이스인 서재덕(30)은 지난 2017-18시즌 때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전광인(28· 현대캐피탈)이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것에 축하를 잊지 않았다.
서재덕은 6월 초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다.
애초 이달 말 입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금 늦어졌고, 22개월을 근무해야 하므로 두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쉬어야 한다.
이번 시즌 남자부 최하위로 처진 한국전력으로선 에이스 서재덕의 입대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서재덕은 득점 부문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인 7위에 올랐다.
타이스(전 소속팀 삼성생명)와 아가메즈(우리카드), 요스바니(OK저축은행), 파다르(현대캐피탈), 펠리페(KB손해보험), 가스파리니(대한항공) 등 6명의 외국인 거포들의 바로 아래 순위다.
정규리그에서 637점을 뽑아 각 팀 간판인 박철우(삼성화재·558점)와 정지석(대한항공·558점), 전광인(548점)을 앞섰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가 시즌 초반 하차하는 바람에 그 역할을 맡아 '토종 용병' '소년 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의 자리인 라이트로 나선 것에 대해 "많이 안 해 봤던 생소한 포지션이었고,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기록적인 면에서는 다른 용병보다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균관대 시절에는 라이트로 뛰고, 대표팀에서도 왼손잡이여서 오른쪽 날개를 책임지기도 했지만 수비형 레프트가 더 익숙하다.
수비 부담을 조금 덜고 공격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득점은 프로 데뷔 후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시즌부터는 선수가 아닌 관중으로 한국전력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이번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김철수(49) 전 감독이 사퇴하고 코치를 맡아왔던 장병철(43) 신임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장 감독과 함께 해보지 못하는 건 서재덕으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장병철 코치님이 감독이 되셔서 다행"이라면서 "한 번은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잘하실 것 같아 기대되고 군대에 갔다 와서 함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주부터 입대 전까지 한국전력 체육관을 찾아 조금씩 몸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군대 가서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데 솔직히 살이 찌는 체질이라서 체중이 느는 게 더 걱정"이라면서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에도 틈틈이 운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네 살, 세 살인 두 딸, 아내와 함께 제주도로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온 그는 "입대를 앞둬 해외로 나가지 못한 건 아쉬움이 크다"면서 "상상했던 여행과 달리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느낌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군에 가기 때문에 저는 없지만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셨던 것처럼 팬들이 한국전력을 변함없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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