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임 강행'에 유승민계 지도부 퇴진요구…'분당수순' 가시화(종합)
지도부, 오신환 교체 강행에 내홍 폭발…'반대파', 서류접수 육탄방어
유승민 "손학규·김관영 자격 없다"…'사퇴 의총'도 카운트다운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이은정 기자 = 4·3 보궐선거 참패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폭발점으로 치닫고 있다.
패스트트랙 처리의 '키'를 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 의원을 교체하려는 지도부에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가 집단 반발하면서부터다.
유 의원과 바른정당 출신 유의동·하태경·지상욱·오신환·이혜훈 의원 등은 25일 오후 바른미래당의 오 의원 사보임 신청서 접수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 7층의 사무국 의사과 사무실을 점거했다.
사무실에 가장 먼저 도착한 유의동 의원은 실제 신청서 접수를 저지하기도 했다.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더는 당을 끌고 갈 자격이 없다"며 당 지도부의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그는 "저희는 사보임계를 제출할 수 없도록 몸으로 막고, 설사 제출되더라도 국회의장께서 허락 안 하시도록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을 비롯한 10명은 긴급의총 소집 요구서를 당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보임과 지도부 퇴진 등을 논의하는 의총이 48시간 내에 열리게 된다.
이러한 지도부-유승민계의 정면 대치는 당 지도부가 사개특위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힌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이날 강행하면서 시작됐다.
당 관계자는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 의원을 만나 설득했지만 실패한 뒤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당을 분탕질하고 있다"며 사보임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유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그간 선거법 패스트트랙 처리 등을 놓고 당 지도부와 이견을 보여왔지만 유 의원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그간 살얼음판을 걸어가듯 아슬아슬하게 유지됐던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수와 진보는 서로 각기 다른 방향을 달리는 2개의 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말 두 마리를 동시에 끌고 갈 수 있느냐. 한집에 있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합당의 정신이 타당하고 거기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남는 거고 그 합당의 정신을 부정하시는 분들은 나가시는 것"이라며 사실상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 집중'에서 "유승민 전 대표가 탈당하는 분당의 가능성을 저는 솔직하게 반반 정도로 본다"며 "적어도 유 전 대표 팬클럽 행사가 있는 토요일(27일)까지는 고민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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