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비토'에 패스트트랙 멈칫…'사보임' 놓고 극한충돌 2막
사개특위 사보임 촉각…손학규 "사보임 요청 해석", 吳 "사보임 거부"
사보임 강행시 분당 수순 접어들 수도
유승민 '당 진로 고민' 입장 속 바른정당계 '탈당 도미노'주목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극한 갈등 속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을 추인한 바른미래당이 또다시 내홍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이 24일 패스트트랙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오 의원이 실제로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사개특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없다. 이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무산을 뜻한다.
오신환 "반대표 던지겠다"…패트스트랙 스톱? / 연합뉴스 (Yonhapnews)
더불어민주당 8명, 자유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등 18명으로 꾸려진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이 지정되려면 재적 위원 5분의 3, 즉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국당 의원들과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찬성 10명, 반대 8명으로, 사개특위에서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부결된다.
오 의원은 그간 '소신'을 들어 패스트트랙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 의원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그를 사개특위 위원직에서 사임시키고 다른 인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 추인 의원총회에서도 이는 화두에 올랐다. 격론 끝에 사개특위 위원들을 사보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표결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 일부 의원의 전언이다.
대표적인 반대파인 유승민 의원은 전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사개특위 위원을 절대 사보임할 수 없다고 요구했고, 원내대표는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의원이 나는 반대표를 던질 테니 사보임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사보임을 한다, 안 한다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말 자체를 안 했으니 결국 사보임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을 안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저는 단연코 사보임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 의원 사보임 여부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성패뿐 아니라 바른미래당의 앞날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자칫 바른미래당이 분당 수순으로 접어드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전날 패스트트랙 합의안이 단 1표 차로 추인돼 갈등의 불씨를 남긴 상황에서 김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해 오 의원 사보임을 강행한다면 '패스트트랙 반대파'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 의원은 현재 사무총장으로서 당 지도부의 일원이지만, 새누리당(옛 자유한국당) 출신의 바른정당계 재선 의원이다.
따라서 오 의원의 사보임은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의 이탈 움직임을 재촉할 수 있다.
유 전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따라서 오 의원의 사보임이 현실화할 경우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탈당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손 대표 퇴진론과 함께 김 원내대표 사퇴 요구가 쏟아지면서 당 전체가 혼돈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오 의원을 교체한 뒤 자신도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고 거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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