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아베 파리서 정상회담…카를로스 곤 문제 논의
엘리제궁 "일본서 곤 전 회장의 피의자 권리 보호되는지 예의주시할 것"
양국 정상, 르노·닛산車 경영연합 유지에 공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르노와 닛산의 경영권 갈등과 카를로스 곤(65·구속) 전(前) 르노·닛산 회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정상회담 종료 후 곤 전 회장의 피의자 권리가 제대로 보호되는지 예의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중요한 파트너이자 민주 국가인 일본의 사법부의 독립성과 권능을 존중한다"면서도 "프랑스 시민인 곤 전 회장의 권리들이 존중되는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엘리제궁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른 권리와 우리 영사의 보호조치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이 (양국 정상 간 회담에서) 언급됐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그동안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일본 검찰이 피의자의 권리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정상회담 직전 곤 전 회장의 부인인 캐럴 곤은 블룸버그통신에 보낸 서한에서 남편이 "일본에서 공정한 법적 절차와 변론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아베와 회담에서 곤 전 회장 문제를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6일 법원의 보석 허가로 석방됐던 곤 전 회장은 지난 4일 검찰에 다시 구속된 상태다.
두 정상은 이날 르노와 닛산의 경영권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두 기업의 경영연합을 견고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양국 정부가 밝혔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두 정상이 "20년을 맞은 르노와 닛산의 경영연합이 양국 산업협력의 상징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면서 "양사가 연합을 더욱 견고히 하고 기술혁신에 걸맞게 연합을 발전시킬 책무가 있다"고 했다.
교도통신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닛산과 르노가) 안정적인 연합관계를 유지하고 당사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합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르노와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소득 축소신고와 자금유용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의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겪어왔다.
프랑스 정부가 지분 15%를 가진 르노는 닛산 주식의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닛산도 르노의 주식 15%를 교차 소유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르노는 이달 중순 닛산에 경영 통합을 제안했으나 닛산은 이를 르노의 흡수통합 시도로 보고 곧바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