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7연패 동안 볼넷 47개 남발…전체 볼넷 두산의 2배 육박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9로 사실상 승패가 기운 8회에 등판한 투수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다면, 그 투수에게 앞으로도 신뢰를 보내긴 어려울 것이다.
KIA 마운드의 '볼넷 악몽'이 심각한 수준이다.
KIA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볼넷 9개를 주고 2-9로 완패했다.
KIA는 이날까지 7연패를 당하는 동안 볼넷을 47개나 남발했다. 경기당 7개에 가까운 꼴이다.
한 경기에서 내준 볼넷 수가 안타 수보다 많거나 같은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LG와의 경기에서 3회에 6점이나 내준 빌미도 결국 볼넷이 제공했다.
KIA 선발 양승철은 3회 2사 2, 3루에서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상황에서 볼 3개를 거푸 던져 볼넷을 줬다.
유강남에게 곧바로 2타점 적시타를 맞은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타격감 떨어진 박용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한 건 무덤을 판 꼴이나 다름없었다.
김민성은 볼 1개를 고른 뒤 속구를 그대로 걷어 올려 좌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만루 홈런으로 양승철의 백기를 받아냈다.
양승철이 6개, 이준영이 2개, 8회 나온 임기준이 1개 등 볼넷 9개가 경기 내내 쏟아졌다.
KIA 마운드는 드디어 시즌 전체 볼넷 허용 수에서도 kt wiz를 넘어섰다.
kt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볼넷 1개만 줬다. 시즌 전체 볼넷은 127개다.
KIA는 이날 9개를 보태 133개에 이르렀다. 가장 적은 두산 베어스(69개)의 2배에 육박한다.
몇몇을 제외하고 현재 KIA 마운드를 지탱하는 이들의 프로 이력은 짧은 편이다. 1군 무대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방마님 한승택도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에 도전한다. 패기만으론 극복할 수 없는 경험의 격차가 상당하다.
볼넷 남발은 KIA 마운드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빚어진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 폐해가 너무 크다. 볼넷을 너무 내줘 수비 집중력은 떨어지고, 맥없는 공격이 나오기 일쑤다.
공수 엇박자로 KIA는 7년 만에 7연패를 답습했다.
제이컵 터너, 양현종, 조 윌랜드 등 선발 삼총사가 끊어주지 못하면 연패 터널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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