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주도자, 北암살단 피해 은신 중"

입력 2019-04-23 15:19
"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주도자, 北암살단 피해 은신 중"

에이드리언 홍 창의 변호인, CNN에 "홍 창 신변에 위협 느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지난 2월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주도자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이 북한의 암살단을 피해 은신 중이라고 홍 창의 변호인이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홍 창의 변호인 리 월로스키는 "홍 창은 자신의 안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월로스키는 "우리는 북한 암살단이 홍 창과 다른 이들을 해하기 위해 보내졌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그래서 그는 암살단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리더인 홍 창은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에서 발생한 습격 사건의 주도자로 스페인 사법당국이 지목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미국 수사당국은 홍 창의 아파트를 급습했으나 당시 홍 창은 집에 없었다.

월로스키는 홍 창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스페인 법원 기록에 따르면 지난 2월 당시 홍 창을 포함한 10명의 남성은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대사관 직원을 때리고 손을 묶은 뒤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 이동식 메모리 등을 훔쳐 달아났다.

자유조선은 자신들이 습격의 배후라고 시인하면서 다만 대사관 직원을 때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월로스키도 의뢰인 홍 창이 북한대사관 습격에 관여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유조선은 폭력적인 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월로스키는 또 자유조선 회원인 크리스토퍼 안이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미 해병대 출신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안은 이번 사건 관련자 중 처음으로 지난 18일 미국에서 체포됐으며 구속 상태로 23일 오후 두 번째 심리를 앞두고 있다.

그의 구체적인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온라인에 공개된 사건 일정에는 신병 인도와 관련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월로스키는 "크리스토퍼 안은 미국의 영웅"이라며 "그는 미국 정부로부터 로스앤젤레스의 구금 시설에 갇히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로스키는 또 미 당국이 크리스토퍼 안을 어디로 보낼지 자신에게 확답을 주지 않았다며, 미국이 북한의 고소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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