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임원 감독 부주의도 형사처벌" 美민주 대선주자 법안 발의

입력 2019-04-23 11:39
"기업임원 감독 부주의도 형사처벌" 美민주 대선주자 법안 발의

고의성 없어도 감독 부주의로 임원 징역형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의 임원에 대해 더 쉽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워런 의원이 기업의 위법행위와 관련해 임원의 감독 부주의에 대한 책임을 더 쉽게 물을 수 있도록 하는 '기업임원책임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기업이 위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임원이 직접 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감독 부주의로 위법행위를 방임했거나 미리 방지하지 못한 경우 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다.

기존에도 음식이나 환경 관련해 비슷한 법이 있었지만, 워런 의원의 법안은 범위가 훨씬 넓고 통상적으로 감독 부주의에 따른 범죄에 부과되는 것보다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다.

이 법안은 연 매출 10억 달러(1조1천400억원) 이상 기업에 적용되며 기업 임원에 대해 최초 적발 시 최대 징역 1년형, 2회 적발 시에는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다.

기업이 미국이나 개별 주 인구의 1%를 넘는 사람들의 건강·안전·금융·개인정보에 영향을 미치는 연방·주법 위반에 연루됐을 때 이 법안을 적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 검찰은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의 임원들을 기소할 때 이들의 범죄 의도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워런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면 임원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한 방식으로 행동했다면 기업 관리 감독에 소홀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에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안의 한계도 존재한다.

워런 의원의 법안에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상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권이 등록된 기업에 한정된다.

이는 '기업임원책임법' 내 기업 임원 정의가 SEC의 '기업 임원' 규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주의를 범죄 책임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범죄 의도를 입증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주의를 입증하는 것은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들은 법 위반을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안이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임원 개인에게 묻는 방식 때문에 기업 임원들은 처벌을 피하려고 위법행위를 은폐하려 들지도 모른다고 NYT는 지적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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