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업무를 줄여라"…광주·전남학교 '공문과 전쟁' 결과는

입력 2019-04-23 09:42
"행정 업무를 줄여라"…광주·전남학교 '공문과 전쟁' 결과는

광주 감소, 전남 소폭 증가…모니터링단 가동해 상시 점검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와 전남 교육청이 일선 학교의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경감하려고 공문 줄이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다소 엇갈렸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전남도교육청은 캠페인 강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23일 양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3월 광주시교육청에서 각급 학교로 발송된 공문은 4천64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천415건)보다 768건(14.2%) 줄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교육부 종합감사로 자료 요청이 쇄도한 상황에서 이룬 감축에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간 기본 계획을 공유하는 시기인 데다가 교육부 감사까지 받은 점을 고려하면 감소 비율은 꽤 의미 있는 수치"라고 자평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모니터링 단을 구성해 불필요하거나 내용이 모호한 공문을 걸러내고 있다.

점검 결과를 반영해 부서, 업무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다.

같은 시기 직원 5명을 배치해 신설한 학교 업무 정상화팀의 핵심 목표도 현장 업무 효율화다.

전남도교육청은 시·군 교육지원청에 학교 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등 교육 활동 외 업무 경감에 힘썼지만,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3월부터 지난 11일까지 도교육청에서 교육지원청으로 발송한 공문은 4천328건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60건 늘었다.

다만 도교육청에서 학교로 보낸 공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 1천67건에서 올해 989건으로 줄어들기는 했다.

독감 유행, 공기 질 관련 지침, 학교 지원센터나 참여위원회 구성 등 새로운 사업 추진 영향으로 공문이 늘어났다고 도교육청은 분석했다.

그러나 게시만 해도 될 공문을 접수하거나 통합하면 될 내용을 나눠 보내고, 매년 같은 공문을 관행적으로 발송한 사례가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불필요한 일을 줄이겠다"는 약속에도 예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행정직원, 교사, 교무행정사 등 45명으로 모니터링 단을 구성해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성과주의 사업·행사 축소, 평가·감사 시스템 전환, 업무처리 방식 개선 등을 주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문 감축에 노력했지만, 관행을 모두 뜯어고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학교 업무 정상화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현장의 변화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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