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제재 美당국자 문답…"이란, 北같은 핵능력 갖게할순 없어"

입력 2019-04-23 08:13
이란제재 美당국자 문답…"이란, 北같은 핵능력 갖게할순 없어"

훅 특별대표·패넌 차관보…제네바합의 거론하며 이란핵합의 탈퇴 설명

한미동맹 강조하며 "한국 돕기 위한 논의 진행 중"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이해아 특파원 =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훅 이란특별대표와 프랜시스 패넌 에너지·자원(ENR) 차관보는 22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 수입 '제로(0)화'를 위한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예외 중단 방침과 관련, 연합뉴스 및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그 배경 등을 설명했다.

특히 훅 특별대표는 이번 조치가 북한에 간접적 메시지를 보내는 측면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란이 북한처럼 핵을 개발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취지로 답을 대신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 1994년 제네바 합의를 거론하며 지난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미동맹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도 강조하며 한국을 돕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우리 정부는 이란산 원유수입이 중단될 경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는데.

▲훅 특별대표 = 우리는 지난해부터 한국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년 전 각 국이 이란산 원유에서 다른 대체 자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가 이란의 원유 수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중동 내 이란의 행동을 변화시킬 방법이 없다. 원유는 (이란의) 가장 큰 수익원이며, 우리는 한국이 '보다 평화롭고 안정화된 중동'이라는 광범위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또한 이란이 핵 무기를 보유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나는 한국이 그 역내에서 미사일 확산이 이뤄지는 걸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이란 정권이 원유 수익을 취하는 걸 막아낼 수 있다면 그들이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시리아에 있는 시아파 민병대의 자금을 대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일을 더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패넌 차관보 = 제재의 타깃은 이란 정권이지 원유 수입국들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우리의 정책에 대해 한국을 포함해 각국과 논의를 해왔다.

오늘 발표 가운데 꽤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 혼자서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충분한 공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같은 주요 산유국들로부터 강력한 약속을 받아낸 상태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

-- 우리 정부와 대체 자원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지.

▲훅 특별대표 = 이란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콘덴세이트(초경질유) 공급원이 아니다. 싱가포르나 미국도 생산하며 카타르 역시 생산국이다.

우리는 각국에 1년을 줬다. 1년이면 석유 산업에서는 긴 시간이다. 우리는 (원유 수입원을 바꾸기 위한) 시간을 많이 줬으며, 우리의 경제적 압박 전략에 대한 면제나 예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걸 여러 차례에 걸쳐 분명히 해왔다.

우리는 공급에 중단이 없도록 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강하고 훌륭한 동맹이다. 우리는 그들(한국)이 경제적 피해로 인해 고통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국가 안보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한국도 이를 공유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 지난해 11월 한국에 '한시적 예외'를 적용할 당시 동맹이 그 명분 중 하나였다. 지난 6개월간 그 부분이 바뀐 것인가.

▲ 훅 특별대표 = 6개월 전 면제가 승인된 유일한 이유는 원유 시장이 매우 빡빡하고 취약했기 때문이다. 세계 원유시장이 매우 여유가 없었다. 우리가 면제를 승인하지 않았더라면 급격한 유가 인상이 이뤄졌을 것이다. 현 원유시장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에 원하는 양과 질의 원유를 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나는 동맹에 있어서는 한가지 이슈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많은 이슈를 갖고 있다. 우리는 한국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함께 협력해 왔다.

여러 측면에서 이란 핵 합의는 (94년 북미간에 체결된) 제네바 합의를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제네바 합의로 인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 대해서도 같은 걸 생각한다. 그래서 거기에서 탈퇴한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나는 한국도 동맹으로서 이 부분을 공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란은 핵 무기를 결코 가질 수 없다. 그들은 중동 내 탄도 미사일을 확산을 중단해야 한다. 그들은 북한이 이미 시험 발사해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획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탄도 미사일 및 우주발사체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이란이 평화와 안보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대처하려면 우리는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패넌 차관보 = 이는 '제로화' 정책에 관한 것이며, 우리는 모든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대해 동등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제로화를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한국에 상처(hurt)를 주는 게 전혀 아니다.

(모든 국가를) 동등하게 다루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을 돕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대화는 1년간 진행됐으며 계속 진행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미간) 동맹은 이 문제를 넘어 매우 많은 영역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對)이란 조치를 통해 북한에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메시지가 있나.

▲ 훅 특별대표 = 이는 우리 행정부가 비확산과 미사일 확산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과 이란은 이 분야에서 선두 국가이다.

나는 이란에 대해 걱정해야 하고 내 동료 스티븐 비건(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은 북한에 대해 걱정한다. 이란의 경우 아직 핵보유국이 아니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그러한 능력을 보유하는 걸 막기를 매우 원한다.

이전과 다르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북한이 이미 달성한 것을 이란이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되는 셈이다.

--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다는 말인가.

▲ 훅 특별대표 = 아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북한이 핵폭탄 및 광범위한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해왔다는 점을 우리가 안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이란도 같은 열망을 가진 만큼, 우리는 그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생각해봐라. 이란은 세계에서 대표적인 테러지원국이다.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

-- 한국이 기한 내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제로(0)화' 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게 되는가.

▲ 훅 특별대표 = 가정법적 질문이라 미리 생각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한국은 매우 좋은 파트너이며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 패넌 차관보 = 추가의 제재유예(SRE) 조치가 없다는 오늘의 발표는 이란산 원유 거래에 가담하는 어떠한 주체라도 높은 수준의 제재 위험에 직면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시적 예외조치가 끝나는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가.

▲ 패넌 차관보 = 날짜가 바뀌고 나서 5월 2일 0시 1분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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