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거리 좁히는 靑…실용주의로 성장동력 창출 '승부수'

입력 2019-04-22 16:43
기업과 거리 좁히는 靑…실용주의로 성장동력 창출 '승부수'

'체감성과'로 3년차 국정장악력 제고…혁신성장으로 무게 더 이동하나

삼성·SK·현대차도 '미래 먹거리'로 비메모리 반도체·수소차 육성

'정책 파트너' 靑-기업 소통 늘어날 듯…과감한 규제개혁 논의 예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청와대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산업을 중점 육성키로 하면서 기업과의 호흡 맞추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업을 국정 파트너로 끌어안는 등 확실한 실용주의 노선을 밟으면서,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구상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기 국정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청와대의 판단도 읽힌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활력 제고를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전방위적인 혁신성장 행보를 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장을 직접 찾았고, 8월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를 가졌다. 지난 1월에는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를 위해 울산을 찾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문재인 정부 3대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가운데 혁신성장에 한층 힘을 싣는 모습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날 알려진 '3대 중점육성 산업' 선정 역시 이같은 혁신성장으로의 무게 추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는 대표적인 혁신성장 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3대 재벌 그룹으로 꼽히는 삼성·현대차·SK그룹이 3대 중점 육성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는 점 역시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반도체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잇따라 소개한 바 있다.

미래형 자동차 분야의 경우 현대차가 이끄는 수소전기차가 정책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이 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며 삼성·현대차·SK 등 대기업과 소통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청와대는 이번 중점육성 산업 선정 기준으로 ▲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 일자리 창출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동반성장 및 고용 창출 분야에서 대기업들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경제정책에 있어 협력관계가 강화되면서 지난 1월에 열렸던 문 대통령과 대기업·중견기업 임원 간 간담회와 같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더욱 많아지리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문재인 정부가 반(反)기업 정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문 대통령은 오히려 경제 활성화를 우선시하며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규제개혁과 관련한 논의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간담회에서도 기업들의 요구는 규제개혁 부문에 집중됐고, 문 대통령 역시 "최대한 규제 체계를 바꾸는 데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 역시 이달 25일로 시행 100일을 맞는 만큼, 이를 전후해 3대 중점육성 산업에 대한 대대적 규제개선 논의가 이뤄지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수소차의 경우 최근 서울 시내 '규제 샌드박스' 심의회에서 서울 시내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을 한시적인 규제 면제 사업으로 승인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최근 규제자유특구 제도 첫 협의대상지 10곳에 수소차 산업을 대표하는 울산을 포함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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