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목에 감고 연좌시위…농협물류 사태 '극한 대립'(종합)

입력 2019-04-22 16:18
수정 2019-04-23 13:47
쇠사슬 목에 감고 연좌시위…농협물류 사태 '극한 대립'(종합)

오늘로 23일째 집회…농성 참가자 1명 다쳐 병원행

양측 입장 평행선…4차 협상불구 해결 돌파구 안보여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농협물류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화물차 기사 수십명을 무더기로 계약 해지하면서 촉발한 집회가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농협물류 평택센터 앞에는 화물연대 서경지부 농협물류안성분회 조합원 등 70여명이 쇠사슬을 목에 감아 연결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농협물류측이 안성물류센터를 폐쇄하자 인근인 평택물류센터로 몰려와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로 23일째 집회다.

농협물류안성분회 관계자는 "당초 농협물류 측이 기사들에게 노조활동을 탄압하는 확약서를 요구해 문제가 됐는데 지금은 확약서 대신 계약서에 노조가입을 막는 내용을 추가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영업 지장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4차 협상이 오늘 결렬됐는데, 지금까지 농협물류는 입장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분규가 일어나기 전부터 물류센터에 물량이 20%가량 떨어진 상황이어서 기사를 10% 정도 감축하려 했다"며 "손해배상은 당연히 받아야 하고, 계약서에 '배송거부나 불법 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으려고 하는 건데, 문구는 기사들과 협상을 통해 정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화물차 기사들은 지난 15일 지급됐어야 할 3월 운행 대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 노조원은 "농협물류가 집회에서 이탈한 기사들에게는 3월 대금을 지급했는데 집회 참가자들에겐 아직도 돈을 주지 않고 있다"며 "월 200만원에 달하는 유류비와 통행료 등은 기사들이 미리 낸 뒤 운행 대금 지급 때 보전받는 식인데 돈이 안들어와 신용카드 대금도 못 내는 상황이어서 사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물류측은 이에 대해 "기사들의 집회로 안성물류센터를 임시 장소로 이전하고, 화물차량 파손 등으로 7억원의 손해가 발생해 대금 지급을 미룬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대금은 주기로 결정해 오늘 오후 현재 이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지난 주말 집회과정에서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시도한 집회자 1명을 조기 제지해 불상사를 막았으며, 이날 오전 한 화물차에 달려들어 와이퍼를 부순 시위자 1명을 연행했다.

오후까지 계속된 집회에서는 급기야 참가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300여명을 배치해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농협물류는 지난달 말 안성물류센터 소속 화물차 기사들이 화물연대 노조에 가입하자 무더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진행된 협상에서 노조가입을 막는 내용의 확약서를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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