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피의자 신분 조만간 소환

입력 2019-04-22 14:02
검찰,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피의자 신분 조만간 소환

소환 날짜는 미정…부산항 불법 전환배치 등 혐의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 2월 부산항운노조와 항만 비리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2달여 만에 현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을 소환한다.

부산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취업 비리 등의 혐의로 김상식(53)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소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를 보면 김 위원장 혐의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김 위원장은 2015년께 법적으로 인력회사를 만들 수 없는 항운노조가 사실상 자회사나 다름없는 Y·N사를 만든 뒤 임시 조합원을 터미널 운영사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 승인 없이는 항운노조가 연간 400억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는 부산항 일용직 독점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금품수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항운노조 간부들이 2012년 이후 친인척 등 외부인 100여명을 정식 조합원인 것처럼 위장해 부산 신항 물류 업체에 불법으로 전환 배치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전환배치 책임자인 오모 조직조사부장을 구속했는데 김 위원장이 사실상 불법 전환배치를 주도적으로 지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또 김 위원장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조합원 350여명의 연금보험을 보험 영업을 하는 부인에게 몰아준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을 소환할 예정이나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피의자 신분이며 정확한 혐의는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감만지부장, 상임 부위원장 등을 거친 뒤 2013년 당선된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부산항운노조 수장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부의장과 한나라당 비례대표 시의원(2010∼2014년)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4일 부산항운노조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금까지 13명을 구속하고 이 중 5명을 재판에 넘겼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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