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조직 지정'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교체(종합)
호세인 살라미 부사령관 승진 임명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21일(현지시간)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59) 부사령관을 총사령관으로 진급·임명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임명을 지시하면서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62) 소장이 조직 지휘부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라며 "이를 받아들여 총사령관을 새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자파리 소장은 2007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임명돼 12년간 재임했다. 그는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사회사업 단체 '하즈라트 바기아톨라 알아잠 문화·사회 본부'의 회장으로 이임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8일 외국의 정규군으로는 처음으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번 총사령관 교체가 미국의 조처 직후 이뤄진 터라 시선을 끈다.
서방 언론은 살라미 신임 총사령관이 과거 미국과 이스라엘에 강경한 발언을 한 점을 들어 강경파로 전격 교체됐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과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혁명수비대 내부가 강경파와 온건파가 나뉜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이란이 미국의 테러조직 지정에 대응해 더 강경한 인사로 총사령관을 갑자기 교체했다는 해석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이 근거로 든 살라미 총사령관의 미국에 적대적인 과거 발언에 못지않게 자파리 전 총사령관도 혁명수비대를 대표해 강경하고 수위 높은 비판으로 널리 알려졌다.
두 인물 모두 혁명수비대가 테러조직을 지원하는 데 연루됐다는 이유로 미국 국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총사령관 교체로 혁명수비대가 이전보다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서방 언론의 전망은 이란 지도부와 군부를 더욱 호전적으로 묘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전임 자파리 소장과 마찬가지로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혁명수비대에 입대, 혁명수비대 산하 공군 사령관 등을 거쳐 지난 9년간 조직의 이인자인 부사령관으로 재직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과정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최고지도자에 의해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군사조직이다.
이란 헌법상 정규군 산하 조직이지만, 이란군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력 규모는 육·해·공군을 합해 총 12만5천여명에 달한다.
이란의 탄도미사일·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통제·관리하고 이란 경제 분야에도 영향이 가장 커 군대 이상의 조직이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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