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대 대통령 최초로 국외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식 주관
카자흐 방문 계기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국내로 봉환
文대통령, 독립유공자 예우 의지 밝히고 카자흐 측에 사의 표할 듯
공군 2호기로 22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
(누르술탄<카자흐스탄>=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국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유해를 봉환하는 행사를 주관한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수도 누르술탄의 국제공항에서 현지에 안장돼 있던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다.
계봉우 지사는 함경남도 영흥 출신으로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고,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1937년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뒤에도 민족교육에 전념해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 정부로부터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황운정 지사는 함경북도 온성 출신으로 1919년 함경북도 종성과 온성 일대에서 3·1운동에 참가했다.
이후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장부대 일원으로서 선전공작을 통해 대원을 모집하고 일본군과의 전투에 참가, 정부로부터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번 유해봉환은 2017년부터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계기로 대통령 주관 행사로 치르게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계기 독립유공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행사에서 "해외 독립유공자 유해 봉송 의전을 격상하고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런 원칙에 따라 정부는 계봉우·황운정 지사뿐만 아니라 이들의 배우자까지 모두 4위의 유해를 유가족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이용해 고국으로 봉환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독립유공자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처는 2017년 7월 임정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를 봉환하기로 하고 두 유공자의 유족에 봉환 의사 등을 타진했다.
유족 측이 유해봉환 의사를 밝히자 보훈처는 지난달 현지 공관 주관하에 두 유공자의 묘소에 있던 유해를 러시아 노보시비리스크로 운구해 화장했다.
봉환식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 공군 2호기 앞에서 유해 운구, 국민의례, 헌화, 건국훈장 헌정, 대통령 추모사, 유해 승기 순으로 진행된다.
대통령 내외와 독립유공자의 유가족,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카자흐스탄 군악대의 장송곡에 맞춰 카자흐스탄 군 의장대가 유해를 운구해 우리 군의 전통의장대에 인계하며 봉환식이 시작된다.
군은 전통의장대를 비롯해 의장대와 군악대 75명을 카자흐스탄으로 파견했다.
군악대는 가곡 '님이 오시는지'를 연주해 고국으로 귀향하는 두 애국지사의 넋을 기린다.
문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독립운동자를 최고 수준으로 예우하겠다는 뜻과 함께 두 독립유공자 유해 송환을 위해 힘써 준 카자흐스탄 측에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를 봉환하면 국내로 봉환된 독립유공자 유해는 총 141위가 된다.
현재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는 152위다. 이중 카자흐스탄에는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홍범도 장군 등 3위의 독립유공자 묘소가 남았다.
유해는 22일 오전(한국시간) 피우진 보훈처장이 영접한 가운데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유가족 의사에 따라 계봉우 지사 부부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황운정 지사 부부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각각 안장된다.
청와대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하던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이 정착한 곳"이라며 "유해 봉환식을 계기로 신북방정책 핵심 협력 대상국인 카자흐스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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