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씨어터, 부산 너머 아시아 뮤지컬 중심될 것"

입력 2019-04-21 12:00
"드림씨어터, 부산 너머 아시아 뮤지컬 중심될 것"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뮤지컬 '라이온 킹' 부산 상륙



(부산=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드림씨어터는 부산·경남권을 넘어 일본과 중국에서도 찾아오는 아시아 뮤지컬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부산에 올린 설도권 클립서비스 겸 드림씨어터 대표는 지난 19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역시장 활성화와 뮤지컬 한류 부흥에 대한 청사진을 펼쳤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문화복합몰에 자리한 드림씨어터는 1천727석 규모 초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이다. 500석이면 중극장, 1천석이면 대극장, 1천500석 이상이면 초대형으로 분류한다. 지역 초대형 전용극장은 부산이 처음이다.

340만이 사는 부산에서 성공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1천만 인구 서울에 견줘 위험한 모험으로 보였다. 그러나 개관작 '라이온 킹'은 4월 11일 첫 공연 이후 6주간 모든 회차가 매진돼 1주 연장을 결정했다.

1997년 11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라이온 킹'은 그간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9천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은 디즈니 초대형 히트작. 디즈니는 일정 기간 회차가 보장되지 않으면 공연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한국 공연 성사 배경에는 탄탄한 지역시장 수요가 자리한다.

"'라이온 킹' 한국 공연을 위해선 최소한 20주 이상 공연을 개런티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사업적 판단만 한다면, 서울에서만 하는 게 유리할 수 있죠. 무대장치를 세웠다 철수하는 비용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서울에서 원하는 시기에 20주 넘게 공연할 장소가 없었어요. 다행히 대구 계명아트센터가 있었고, 또 4월이면 부산 드림씨어터가 개관하면서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의 한국 공연이 가능해졌습니다."





설 대표는 "굴욕적인 상황이 여전히 많다. 브로드웨이에는 40주 이상 공연할 콘텐츠들이 많은데, 일부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은 아직도 한국에 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책임이 생겼다. 40주 공연을 위해 서울에서 최소 20주를 소화하고 대구 10주, 부산·경남 10주를 끌고 나갈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드림씨어터는 연간 200회 이상 공연을 유치해 가동률을 45%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5년 안에 연간 350회, 70% 이상 가동률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드림씨어터가 완공되고 객석에 앉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냐는 질문에 설 대표는 30년 전 사회 초년생 때가 떠올랐다고 했다.

"대학을 막 마치고 1988년 올림픽 행사에서 일했는데요, 조직위원회에서 예산 50만원을 주면서 한강에서 두 달간 행사를 열라고 하더군요. 첫날 가수 이승철 씨가 무대를 해줬고, 나머지 날들은 아이들과 장기자랑을 했어요. 입소문이 났습니다. 드림씨어터 역시 부족한 예산으로 시작했습니다. 250억 정도로요.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객석에 앉자 1988년 사회인으로 발돋움하던 날의 감동이 찾아왔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포부와 함께요."

드림씨어터는 '라이온 킹' 공연을 마친 뒤 석 달간 유지·보수에 들어간다. 오는 9월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스쿨 오브 락', 12월 세기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을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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