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법원장, 여직원 성희롱 의혹 휘말려…"사실무근" 부인

입력 2019-04-21 10:57
인도 대법원장, 여직원 성희롱 의혹 휘말려…"사실무근" 부인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란잔 고고이 인도 대법원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이를 거부하자 트집을 잡아 해고하는 등 보복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 전 직원 A(35)씨는 지난 19일 대법원 판사 22명에게 고고이 대법원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와 진술서를 전달했다.

대법원장 관저 내 사무실에서 일했던 A씨는 작년 10월 초 취임한 고고이 대법원장이 같은달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을 끌어안고 몸 곳곳을 만지는 등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거부하자 곧 전보 조처됐고, 두 달 뒤엔 승인 없이 하루짜리 임시휴가를 썼다는 등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과 대법원 직원 등으로 근무하던 남편과 친척들도 갑작스레 정직되거나 해고되는 등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도 국가인권위원회와 델리 여성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현지 경찰에 고고이 대법원장을 신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고이 대법원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사법부를 흔들기 위해 "더 큰 세력"에 의해 조작된 음모라고 주장했다.

인도 대법원의 산지브 수다카르 칼가온카르 사무총장은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9월 발리우드 배우인 타누시리 두타가 폭로한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재조명되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활발해졌다.

언론인과 연예인 등이 실명 폭로를 이어가면서 인기 코미디언 우스타브 차크라보티 등이 방송에서 물러났으며, 인도 일간지 힌두스탄타임스의 정치에디터 프라샨트 자와 M. J. 아크바르 외교부 부장관(공식 직함은 외교부 국무장관) 등도 사퇴하거나 사임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