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서 동포간담회 연 文대통령 "고려인들 보니 뭉클"
"고려인 전속극단 설립" 요청에 강경화 장관 "방안 찾겠다"
타슈켄트주 합창단·가수 양희은, '아침이슬'·'상록수' 불러
(타슈켄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역사·문화 유적 도시인 사마르칸트로 떠나기 직전 타슈켄트에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동포 간담회를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곳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도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남 빅토르 타슈켄트 부천대 총장, 박 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 신 아르레피나 유아교육부 장관 등 재외동포와 고려인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은 건배사에서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양국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모든 고려인을 대표해 아름다운 공간을 고려인 사회에 선물해 주신 대통령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니 류드밀라 고려문화협회 문화 담당은 "80년간 꾼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전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문했던 아리랑 요양원의 김나영 원장은 "요양원은 한국대사관, 한인사회, 고려인 사회의 협력으로 운영되면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큰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이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는 전속 극단이 없다"며 "전속 극단을 설립할 수 있게 재정 지원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오랜 고려인 숙원이 풀린 것 같아 기쁘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 정부가 건립 비용을 지원한 양국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속 극단이 필요하다는 게 타당한가요"라고 바로 옆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고, 강 장관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리랑 요양원장께서 독거 어르신을 보살피는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 아내가 어제 방문했는데 그 기회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진입로도 포장하고 여러 장비를 교체해 줬다. 다시금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도 "그분들에 대한 존경을 어떻게 표하고, 또 어떻게 도움을 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서울대 치과 선생님들도 어르신들의 틀니 보정 작업을 하고 코이카도 정기적으로 봉사를 나온다. 어르신들이 한국 정부에 고맙다고 하시는 데 여기 계신 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인하대·부천대·여주과기대가 여기에 진출했다"며 "외국 분교가 생기면서 외국에서 3년 공부하다가 마지막 학년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제도가 있는데, 교육부 장관이 챙겨달라"고 밝혔다.
또 "우즈베키스탄에서 의연하게 성장해서 존중받는 고려인들의 모습을 보니 뭉클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타슈켄트주 합창단이 '아침이슬'을 불렀고 이어 깜짝 등장한 가수 양희은씨는 "여러분을 보니 뭔지 모를 울컥함이 있다"면서 '상록수'를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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