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묻지마 흉기 난동 '50대 조현병 환자'에 징역 10년
법원 "피해자들 지금도 고통…묻지마 범죄 엄정 처벌돼야"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대낮 도심 길거리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행인 2명을 흉기로 찌른 50대 조현병 환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11시 40분께 인천시 동구 한 공원 앞 도로에서 행인 B(67)씨의 목 부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또 B씨 옆에 있던 다른 행인 C(37·여)씨의 얼굴을 한 차례 흉기로 찌른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행인을 살해하려고 마음먹고 집에 있던 흉기를 가지고 거리로 나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조현병으로 2007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반복해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평소 환청이나 망상에도 시달렸다.
A씨는 2002년에도 거리에서 한 학생(당시 15세)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상해죄로 기소됐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한 행위를 살인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 살인미수죄를 그대로 인정했다. 반면 C씨에 대한 범행은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보고 특수상해 명목으로 유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피해자 B씨는 언어능력이 저하되고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 현재까지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이 적지 않은데도 피고인은 용서를 구하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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