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밀양시의원 '아랑영정·가요박물관' 친일잔재 논란

입력 2019-04-19 17:55
여야 밀양시의원 '아랑영정·가요박물관' 친일잔재 논란

여 "친일화가 그린 영정 교체해야", 야 "이념 넘고 문화자산 활용해야"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밀양시의회 여야 의원들이 19일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가요박물관 건립과 영남루 아랑각 아랑영정 교체 등을 거론하며 '친일잔재 청산' 논란을 벌였다.

이날 밀양시에 친일잔재 청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며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최근 밀양 출신으로 친일 전력이 있는 박시춘 작곡가가 포함되는 가요박물관 건립 추진에 문제점을 제기했던 민주당 장영우 의원이다.

장 의원은 "현재 영남루 아랑각에 봉안된 아랑 영정은 1972년 고 육영수 여사가 대표적 친일화가 이당 김은호 화백에게 의뢰해 제작한 것"이라며 "아랑영정 교체는 밀양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남도교육청이 친일작곡가가 만든 교가 교체 등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서고 있는 점도 언급하며 의회에 가칭 '친일청산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박진수 의원은 "육 여사가 아랑사당에 비석만 있고 영정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당대 유명화가에게 그리도록 한 것"이라며 "김 화백의 친일행위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육 여사의 순수한 정신과 (이에 감사했던) 밀양시민들의 역사는 간데없이 이를 친일잔재 청산으로만 규정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정부가 주관해 친일잔재 청산을 내걸고 문화투쟁 형태로 의식화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관제민족주의'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더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에 밀양이 함몰돼선 안 되며, 지방자치시대에 이념을 넘어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황걸연 의원은 밀양가요박물관 건립 계획과 관련, "밀양시는 많은 의열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한 지역의 정신 문화적 유산을 지켜가기 위해 의열기념관을 건립했듯 밀양아리랑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에 대중들에게 큰 발자취를 남긴 박시춘뿐 아니라 정풍송, 박정웅, 유금춘, 남백송, 월견초 등 지역 출신 예능인들을 문화자산으로 활용해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임을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그런데도 사업 본질과는 상관없이 밀양가요박물관이 마치 '박시춘 박물관이나 기념관'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며 "박물관 건립은 현재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밀양의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의사결정의 오류와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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