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강원도, '자력갱생 경제건설' 노선 선도…첫 결의대회(종합2보)
노동신문 등 대내매체들도 대대적 보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북한 강원도가 김정은 집권 2기의 핵심 슬로건인 '자력갱생' 실행에 앞장서며 전국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원산시 해안광장에서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 사회주의 건설의 전구마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강원도 결의대회'가 개최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최근 노동당 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2기 권력을 재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제재 장기전에 맞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 노선을 제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경제발전 역점지역으로 내세운 강원도가 앞장에서 노선 관철 분위기를 띄우며 호응하고 나선 셈이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채택한 '전국의 근로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은 "우리는 적대세력들이 제재를 해제하든 안 하든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높은 목표를 향하여 곧바로 전진할 것"이라면서 "전인민적인 만리마속도 창조투쟁으로 일대 앙양을 일으켜나가자"고 촉구했다.
결의대회를 주도한 박정남 정치국 후보위원 겸 강원도 당위원장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올리는 편지'를 낭독, 새 체제에 대한 충성과 내부결속 의지를 피력했다.
참가자들도 이어진 토론에서 "조선사람의 자존심을 걸고 적대세력들의 도전을 자력갱생의 무쇠발굽으로 단호히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강원도는 '강원도 정신'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김정은 시대의 자력자강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마식령스키장과 원산관광지역 개발, 원산군민발전소, 가방공장 등 김정은 정권의 경제정책과 지역 경제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도별 경쟁체제를 구축, 도를 중심으로 지역의 독자적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국가 경제와 주민 생활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를 선도자로 내세워 사회 전반에 미국의 대북제재에 맞서 자력갱생 분위기를 띄우며 전진하려는 북한 지도부의 구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박정남 도당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수행한 것도 이런 '강원도 띄우기' 기조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각종 대내 매체들도 강원도에서 열린 결의대회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2면에 걸쳐 결의대회 소식을 전면 배치했고, 조선중앙TV도 오후 정기방송 첫 꼭지(3시 10분)로 약 40분 분량의 녹화실황을 통해 호소문 낭독부터 퍼레이드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결의대회 전반의 영상을 소개했다.
중앙 매체에서 지역 단위 결의대회를 이렇게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행보를 다룬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주석과 웬남(베트남)주석에게 보내신 답전들'(노동신문), '김정은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시험 지도'(조선중앙TV) 등보다도 보도를 앞쪽에 배치했다.
아울러 이날 결의대회에서 군중 퍼레이드가 진행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런 대규모 시가지 행사는 평양 이외 지역의 결의대회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한편 강원도 근로자들의 호소문에 호응해 평양시, 평안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자강도, 남포시에서도 각각 결의대회가 열렸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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