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사각' 파워서핑 등 신종 해양레저기구 '위험'
추진기 동력 사용 패들보드 등 5종…법 대상서 빠져 처벌 못 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육상과 해상을 막론하고 음주 운전이나 운항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추진기 동력을 사용하는 신종 수상레저기구 상당수가 관련법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17일 오후 6시 25분 부산 송도해수욕장 해상에서 파워서핑(제트서프) 모터 고장으로 A(39)씨가 표류하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파워서핑은 기존 서핑보드에 동력을 내는 모터 형태 추진기를 단 신종 수상레저기구다.
구조 당시 A씨는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059%로 확인됐다.
해상 음주 운항 혐의 입건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보다 높은 수준이다.
부산해경이 추진기가 달린 신종 수상레저기구 이용자가 음주 운항한 것을 적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경은 음주 운항 혐의로 A씨를 처벌할 수 없었다.
A씨가 사용한 파워서핑이 수상레저안전법상 수상레저기구에 명기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워서핑은 관련법 제정 이후인 최근에 대중화된 수상레저기구여서 사실상 음주 운항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법 테두리를 벗어난 수상레저기구는 최소 5개에 달한다고 해경은 밝혔다.
해경이 최근 신·변종 수상레저기구를 조사한 결과 파워서핑을 비롯해 컴바인드 보트, 카탑 보트, 태양열 보트, 파워카약 등 5개 기구가 추진기관을 사용하지만, 관련법에 포함되지 않아 음주 운항 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이런 법적 한계를 보완하려고 지난해부터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수상레저안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수상레저안전법은 '동력 수상레저기구'를 '추진기관이 부착돼 있거나 추진기관을 부착하거나 분리하는 것이 수시로 가능한 수상레저기구'라고 정의하면서 그 대상을 모터보트, 호버크라프트, 고무보트 등으로 특정하고 있다.
동력을 사용하는 이런 수상레저기구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조정할 수 없다.
음주 운항이 적발되면 해사안전법 적용을 받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처벌받는다.
해경 관계자는 "조만간 법 개정이 이뤄지면 음주 운항 단속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그전에라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수상 레저활동을 하지 말아야 하며 관련 업체도 손님들에게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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